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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끝나면 폐현수막 902톤…고물상도 안받는다

머니투데이
  • 김지현 기자
  • 정한결 기자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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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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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끝나면 쓰레기가 남는다-上]



서울시장 선거 끝나면…쓰레기통엔 '현수막 1만2700개'


2일 서울 잠실사거리에 붙어 있는 선거 현수막과 벽보들. /사진=김지현 기자
2일 서울 잠실사거리에 붙어 있는 선거 현수막과 벽보들. /사진=김지현 기자
4.7 재보궐선거를 닷새 앞둔 2일 서울 잠실사거리 앞. 눈길을 어디에 둬도 선거 관련 현수막이 있었다. 인근 아파트 앞에는 구역마다 공보물들이 줄줄이 붙어 있었다. 길을 가다 멈춰서 현수막이나 공보물을 읽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우편함에는 찾아가지 않은 공보물이 여럿 박혀 있었다.

이날 잠실의 백화점을 찾은 시민 최모씨(42)는 "무용지물에 가깝다"며 "요즘은 온라인으로 후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다 나오는데 왜 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8)도 "TV, 인터넷 뉴스로 공약을 확인한다"며 "벽에 붙은 포스터를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정당의 전쟁, 쩐의 전쟁인 선거는 '쓰레기 전쟁'이기도 한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선 서울에서만 약 ‘1만2700개’의 현수막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벽보와 선거복 등을 포함하면 훨씬 많은 쓰레기가 발생한다. 투표장에서 써야하는 비닐장갑도 쓰레기로 남는다. 지자체에선 폐현수막 등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환경단체 측은 선거에 쓰이는 일회용품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 재선거 폐현수막 920톤…‘고물상도 안 받는 물품’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4.7 재선거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현수막 개수는 약 1만2700개다. 서울시장 후보자 15명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각 동당 2개의 현수막을 부착했을 때를 가정한 숫자다. 선거 독려 등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현수막과 선거 후 후보별로 각 동별로 1개씩 부착할 수 있는 감사인사 현수막은 별도다.

1만2700개의 현수막(길이 10m기준)을 한줄로 이으면 127km에 달한다. 선거철마다 현수막 쓰레기는 오래된 골칫거리였다. 선관위에 따르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용된 현수막은 13만개이며,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3만개가 사용됐다. 선거가 끝난 뒤 '일회용' 현수막의 대부분은 소각되거나 버려진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9220톤의 현수막 중 재활용된 현수막은 3093톤(33.6%)에 그쳤다. 21대 총선에서 폐현수막은 1700톤이 발생했는데, 이 중 재활용된 것은 24%정도에 불과했다. 처리비용은 톤당 30만원가량인데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27억원,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5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수막은 오염됐거나 세척 비용 문제로 재사용이 어렵다. 속칭 ‘고물상에서도 안 받는’ 물품으로 알려져 있는 것도 그래서다. 광진구의 한 고물상 관계자는 “현수막 같은 것은 받아도 쓸 데가 없다”며 "가끔 어르신들이 주워서 가져올 때가 있는데 모두 돌려보낸다"고 했다.

현수막 소각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 나와…명함, 벽보까지 포함하면 쓰레기 더 늘어

비용만의 문제는 아니다. 폴리에스터(플라스틱) 등 화학섬유 원단으로 제작되는 현수막의 특성상 소각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1급 발암물질(다이옥신 등), 미세 플라스틱이 대기 중에 배출된다. 김태희 자연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은 "공직선거법에 선거용품을 규제하는 조항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친환경 현수막’을 제작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제작 단가가 일반 현수막보다 2~3배 이상 비싸고, 원단이 약해 외부에서 비바람을 견뎌야 하는 선거용 현수막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친환경 현수막을 제작하는 ‘퍼블릭아이디’의 조용민 대표는 “친환경 현수막에 사용되는 소재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인 '타이벡'이라는 소재인데, 인체에 무해하고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미싱(재봉질)이 어렵다"며 "대부분 친환경 현수막은 나무 막대에 탄탄하게 묶는 것이 어렵고 훼손 우려가 쉬워 실내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함, 어깨띠, 선거복 등 ‘일회용’ 선거용품을 포함하면 쓰레기의 양은 더 늘어난다. 동대문구의 한 선거복 제작업체 관계자는 “선거복은 최소 100벌 이상 주문해야 단가도 내려가고, 제작이 빨라져 사용수량보다 많은 양을 주문하는 곳이 많다”며 “특수한 용액을 사용해 후보자 이름을 쓰기 때문에 재활용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비닐장갑도 있다. 20대 총선에 이어 재선거에서도 코로나19(COVID-19) 방역 차원에서 시민들이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투표를 한다. 이번 선거 유권자는 약 1143만명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한 손에 한 장씩 2286만장이 쓰이는 셈이다.

지자체 폐현수막 재활용 고심…환경단체 “쓰레기 자체 줄여야”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에서 서울시장 후보자들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에서 서울시장 후보자들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는 재선거를 앞두고 폐현수막 재활용 계획을 세웠다. 각 지역구와 업사이클링 기업을 연결해 재활용품을 만들게 한다는 계획이다. 녹색발전소 등 친환경업체와 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만들어 지역에서 주최하는 친환경 장터에서 배포도 한다. 서울시 측은 “재활용도 하고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당들이 현수막 및 종이 홍보물 줄이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선거경쟁을 벌이는 입장에서 먼저 나서기란 쉽지 않다. 2018년 3월엔 국회가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겠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상 읍·면·동마다 1매이던 현수막 게시 조항을 2배 이내로 바꾸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 선거 쓰레기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환경단체 측은 선거에서의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코로나 재난문자도 모바일로 받는 시대에 플라스틱 현수막·종이 공보물·선거복이 선거에 꼭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일”이라며 “선거철 환경 문제는 일시적이라 수십 년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측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지현, 오진영 기자






21대 총선서 나무 '23만 그루' 싹둑…"온라인 전환 필요"



종이는 선거철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자원이다. 지난해 열린 21대 총선에서 투표용지·벽보·선거공보 등만 총 5억3764만부가 만들어 졌다. 총 1만3820톤으로 30년된 나무 23만4900여그루가 한 번의 선거를 위해 베어졌다.

올해 4·7재보궐선거에서도 막대한 양의 종이가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용지만 1220만여장이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들은 압도적인 생산량 앞에 재활용은 큰 의미가 없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그 양을 줄여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4·7 보궐선거 투표용지·선거공보 최소 1220만개·8000만개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이번 4·7 보궐선거에는 최소 1220만장의 투표용지가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번 선거에 참여 가능한 유권자 수에게 투표용지가 최소 한 장씩 필요하다는 전제로 추정한 결과다. 시장 선거와 더불어 도·시·구·군의회의원 보궐선거 등이 동시에 열리는 곳에서는 투표용지가 두 개 이상이라 실제 숫자는 더 많을 전망이다.

선거공보는 더욱 많다. 현행법에 따라 선거공보는 세대별로 하나씩 지급된다. 이번 선거에는 약 640만세대가 참가하는데 각 후보마다 최소 1개의 책자 또는 전단을 작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과 부산에서만 최소 8000만개의 공보가 전송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 따라 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는 12면, 지방의회의원선거는 8면, 전단형 선거공보는 1매(양면)로 작성할 수 있어 실제 공보에 사용되는 종이 역시 추정치보다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투표용지·벽보·선거공보 등이 총 5억3764만부(1만3534톤)가 만들어졌다. 종이 1톤을 생산하기 위해 30년 된 나무 17그루가 필요한데, 선거 당일 하루를 위해 30년 된 나무 23만4900그루가 사라진 셈이다. 경복궁(43만2703㎡)의 1.8배를 숲으로 조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코로나 시국'에서 치러지는 선거는 쓰레기에 비닐장갑이 추가된다. 지난해 열린 21대 총선에는 2912만명이 투표를 했다. 일회용 위생장갑이 5800만장 이상 쓰인 셈이다. 두께 0.02mm 비닐장갑을 한장씩 쌓아 올리면 63빌딩 4개의 높이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 재보궐선거에서도 투표장에서 비닐장갑을 착용해야한다.

종이 대부분 재활용 가능…환경단체 "재활용보다 절대량 줄여야"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선거공보 등 생산된 대다수의 종이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명함처럼 크기가 작거나 코팅처리돼 찢기지 않는 종이, 공보 우편봉투에 붙은 비닐은 쓰레기로 분류된다.

특수재질로 만들어진 투표용지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선관위 관계자는 "보관했다가 소송 및 소청 제기기간이 끝나면 재활용 공장에 가져가 제지로 재활용한다"면서 "폐기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 제지공장에 보낸다"고 설명했다.

선거 관련 물품의 생산은 선관위 관할이지만 이후 처리는 환경부가 주로 주관한다. 환경부는 현수막에 대해서는 재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통계 분석에 나섰으며, 종이 등 다른 물품에 대해서는 재활용 및 분리배출방법을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선거 쓰레기 관련 정책이 재활용에 초점을 둬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단 하루를 쓰기 위해 버려지는 수많은 쓰레기의 절대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재활용이 되더라도 소비가 일어나면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면서 "후보들에게도 인쇄비용이 부담되는 이런 불필요한 소비는 줄여야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녹색연합 관계자도 "재활용의 문제로 보기에는 너무 많이 소비가 되고 있다"면서 "30년 전부터 지적된 쓰레기 문제이지만 세상이 변해도 선거 방식만은 그대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모두 선거공보를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 소장은 "이미 온라인으로 충분히 선거공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오프라인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서 "시민들에게 온라인으로 볼지, 오프라인으로 볼지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도 "코로나19로 학교를 안가고, 마스크를 1년간 쓰고, 재난문자도 매일 받는 등 상상도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면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선거도 예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소외계층 때문에 홍보의 디지털화가 어렵다면 적어도 재생용지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관위는 위원회 차원에서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상 (종이 등을) 재활용 해야한다는 규정이 없다"면서 "도입 여부는 현행 선거운동법과 환경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 및 정책을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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