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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두 달간 '안식휴가' 다녀온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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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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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5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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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두 달간 '안식휴가' 다녀온 회장님
"복귀해보니 제가 없어도 회사가 잘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부서장과 구성원 여러분들은 회사 걱정 마시고 미리미리 계획하고 상사와 상의해 때 되면 안식휴가를 꼭 가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잘 쉬어야 일도 잘합니다. 더 나아가 잘 놀아야 일도 잘합니다."
 
국내 최대 건설사업관리(CM) 회사 한미글로벌의 김종훈 회장은 최근 두 달간 제주도로 안식휴가를 다녀왔다. 벌써 네 번째다. 한미글로벌은 5년을 근속하면 한 달, 10년을 일하면 두 달의 휴가를 준다. 김 회장은 20년간 안식휴가를 꼬박꼬박 챙겨서 썼다. 설악산 인근에서 혼자 한 달 살기도 해 봤고 부인과 해외에서 지낸 적도 있다.
 
올해는 코로나19(COVID-19)로 해외를 못 가니 두 달 내내 제주도에 혼자 살면서 구석구석 돌아다녔다고 한다. 아침엔 책을 읽고 오후엔 올레길을 2~3시간 걷거나 한라산에 올랐다. 58일간 제주에 있으면서 100만보 이상을 걸었다. 그러면서 자주 행복감을 느꼈고 '나는 행복하다'고 속으로 외쳤다고 한다.
 
김 회장은 제주살이를 끝내고 복귀하자마자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레터를 통해 "안식휴가는 제가 만들고 제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좋은 제도"라며 "휴가를 다녀와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사장들, 경영지원실, 부서장들에게 안식휴가를 가라고 당부했고 밑의 구성원들의 안식휴가를 위에서 직접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처럼 안식휴가 중에는 '지시도 않고 보고도 받지 않는' 완전히 회사와 절연된 상태에서 온전한 안식과 충전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잉태해 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휴가를 떠나면 회사와 모든 소통을 끊는다. 임직원들은 보스가 모든 결재라인을 다 끊고 사라지는 것이 처음엔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김 회장은 이미 업계에서 행복경영 전도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미글로벌은 미혼직원에게 결혼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결혼하면 주택자금 대출도 지원해준다. 직원 자녀는 숫자에 상관없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보육비 및 학자금을 지원한다. 직원들은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 시간대별로 자율출근을 한다. 행복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라 임직원들이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는 모르지만 남들이 볼 땐 '부러우면 지는 것'이란 소리가 나올 법하다.
 
사실 행복경영은 용어 자체가 모순이다. 기업 경영의 본연인 이윤추구와 직원들의 행복추구가 일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만난 한 중견기업 인사 담당 임원은 "행복하면 더 행복해지고 싶고 구성원 누군가에 비해 덜 행복하면 불행하다고 느낀다. 회사에서 무언가를 해주면 일단 의도를 의심한다. 능력이나 성과에 관계없이 혹시라도 내가 혜택을 덜 받는지, 덜 행복한지 불안해 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불만을 갖는다. 그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행복경영의 모순이 녹아든 부작용이다. 결국 샐러리맨은 '샐러리'(봉급)에 충성하는 것이 최선이란 옛 선배들의 충고를 되새긴다. 특히나 SK하이닉스발 인센티브 논란, 넥슨발 파격 연봉인상 릴레이 등 핫이슈를 지켜보면서 몸값(연봉)과 행복의 조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한다. 의사, 변호사보다 개발자가 더 잘나간다는 소식에 문과생들도 '코딩 열공'에 나서고 있다는 요즘, 능력과 몸값이 정비례해도 두 달의 안식휴가가 '부러워서 진다면'(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 또한 너무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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