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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 인간이 AI보다 나을까[MT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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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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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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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9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인 알파고와 바둑 세계 최강자인 이세돌 9단 간 역사적인 바둑대결이 열렸다. 대부분 이세돌의 낙승을 예상했다. 바둑은 역사가 30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두뇌게임이다. 긴 세월 동안 무수히 많은 판이 두어졌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매 수마다 인간의 통찰과 전략에 기반한 판단이 들어간다. 이세돌은 그런 바둑에서 인간 최고수다.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기계가 인간 최고수의 통찰력과 판단력을 이길 수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알파고는 무수히 많은 실전기보라는 빅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여 인간을 넘어섰다. AI가 빅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면 인간보다 더 나은 전략과 판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다른 영역에서도 그렇지 않을까?

금융회사의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역할은 자금중개다. 잉여자금을 가지고 있는 자금공급자와 돈이 필요한 자금수요자를 연결시켜 자금을 중개해 주는 일이다. 이때 금융회사는 자금공급자를 대신하여 자금수요자에 대한 신용평가를 수행한다. 차입자가 돈 갚을 능력이 있는지, 돈 못갚을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한다. 이때 기업 등 차입자의 재무제표나 경영지표 등 계량화된 정보뿐 아니라 사업전망, 거래처의 평판 등 수치로 표현될 수 없는 비계량적인 정보도 활용한다. 여기에는 대출심사자의 경험에 기반한 주관적 판단이 들어간다.

뭔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생각나지 않는가? 만약 이 신용평가를 AI가 빅테크 플랫폼에서 얻은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한다면 어떻게 될까? 계량정보에 대한 분석은 비슷하겠지만 정형화되지 않은 비계량 정보의 수집과 분석에서 은행의 대출심사자가 빅테크와 AI를 이길 수 있을까? 디지털 시대다. 모든 경제주체들의 행동은 디지털 세상에 흔적을 남긴다. 빅테크 플랫폼에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판, 기업 구성원들의 행동과 생각, 사업전망 등 방대한 정보가 널려있다. AI는 이를 분석해 기업의 신용평가에 반영한다. 인간인 대출심사자가 경험에 기반해 주관적으로 내리는 판단과 AI가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내리는 판단. 어느 쪽이 더 정확할까? 알파고와 이세돌을 생각해보자.

AI가 더 정확한 신용평가를 할 수 있다면 빅테크는 자금수요자에게 은행보다 더 싼 금리로 대출해 줄 수 있다. 지금까지 정보가 너무 불투명하거나 신용도가 너무 낮아 대출받지 못하던 기업이나 가계가 AI의 좀 더 정확한 신용평가를 통해 대출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물론 한계가 있겠지만 최근 첨단기술의 발전은 우리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왔다.

이렇게 되면 자원배분의 효율성도 높아지고, 지금까지 대출받지 못하던 기업이나 가계가 대출을 받게 되니 금융포용성도 증가한다. 경제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어려워질 수 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경제시스템에서 은행업은 특별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은행업을 꼭 기존 형태의 은행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 잘할 수 있는 기업이 하면 된다. 기존 은행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빠른 디지털 전환, 신용평가 기법 개선, 빅테크와 협력 등 다양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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