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땅 ‘개방 임박’...LH ‘맞교환 부지' 선정은 '난항'

새 서울시장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시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를 공원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거쳐 사들인 뒤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땅을 사들이는 LH에 제공할 ‘맞교환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연내 계약 체결 및 대금 지급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10년 만에 열린 부지, 시민들에 '선공개' 계획도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5일 서울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를 방문해 계약 현황 및 공원화 계획 등을 밝혔다. 이 땅은 광복 이후로는 미국대사관 직원숙소로 이용된 뒤 1997년과 2008년에 각각 삼성생명, 대한항공으로 손바뀜이 있었다. 대한항공은 당시 이 부지를 2900억원에 매입했다.

서 권한대행은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올해 시민,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통해 구체적 활용 용도와 시설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LH와 맞교환 부지 선정에도 속도를 내고, 공원 조성 전 대한항공과 협의를 통해 부지개방과 임시활용도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이날 공식적으로 마지막 현장일장을 수행한 서 권한대행은 송현동 부지를 둘러보며 "서울 시민들은 밟을 수 없는 땅이었는데 공원으로 돌려 줄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코로나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사다난한' LH, 맞교환 부지 선정도 난항...'연내 계약체결 불투명' 관측도서울시와 대한항공, LH는 지난달 31일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에 서명했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LH’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시-LH’가 부지 교환계약을 동시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건인 매각금액은 대한항공 측과 서울시 측이 각각 2개씩 선정한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으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현문화공원 조성 부지를 찾아 매입 추진상황 점검을 위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와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지난달 31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에 서명했다. 2021.4.5/뉴스1

조정서 체결로 대한항공과 서울시간 송현동 부지 매각의 큰 합의가 이뤄졌지만 정작 서울시가 LH 측에 제공할 ‘부지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어 '반쪽짜리 조정서'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 땅의 맞교환 부지로는 서울시가 제안한 상암 서부면허시험장과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상암DMC 미매각 부지 등 세 곳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서부면허시험장이 지역 시의회 동의를 얻지 못하고 옛 서울의료원 터도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좌초되며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휘말린 LH 내부 사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서 권한대행은 “최근 LH 측의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인해 부지선정 등이 더뎌지는 측면이 있다”며 “최대한 속도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맞추기 위해 여러 개 부지로 나눠 매각하지 않고 LH가 한 번에 주택 공급이 용이한 곳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H 측 관계자는 “서울시가 제시한 부지가 주택사업 용도에 부합해야 하는 등 세부적인 협약이 필요한데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빠른 시일내에 계약을 체결하면 연내 계약 체결 및 대금지급이 가능하겠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일정을 못박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부지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고 협의가 진행돼 대금지급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