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 "철강 수입 규제 美무역법 개정 지지" 서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지난해 11월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2회 '한미재계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미국 의회에서 철강 등의 수입규제와 관련한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 논의가 재점화한 가운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6일 개정안(무역보안법)을 대표발의한 미국 상원 롭 포트먼 공화당 의원과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의원 등에게 지지 서한을 보냈다.

전경련에 따르면 허 회장은 서한에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가 세계의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미치는 것을 봤다"며 "이런 시점에 개정안을 마련한 미 의회의 노력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재에 관해 부과한 수입규제 행정 명령의 근거가 된 법으로 특정 수입 품목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대통령이 수입량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한국을 포함한 관세 부과 대상국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을 요구했다.

전경련은 232조에 따른 행정명령이 본격화된 2018년 당시 미 의회와 행정부 유력 인사를 대상으로 철강 수입 제재 대상국 중 한국을 제외할 것을 요청한 데 이어 2019년 미 상·하원 지도부에 수입 자동차·부품 관세부과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11월 제32차 한미재계회의에서도 미국상공회의소와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올해 1월 허창수 회장 명의로 제117대 미 하원 한국계 의원에게 보낸 당선 축하 서한에도 232조 개정을 위한 미 의회의 관심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이번 서한 역시 전경련이 그동안 대미채널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한 한국 경제계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왔던 것의 연장선"이라며 "국가간 통상 문제와 관련해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정안인 무역보안법에는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결정과 절차에서 의회의 권한을 확대해 232조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행정권을 견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롭 포트먼 미국 상원의원에 따르면 개정안에는 특정 수입 품목으로 국가안보의 위협이 있는지 여부를 상무부가 아닌 국방부가 판단하도록 하고 현재는 원유에만 해당되는 의회의 불복 의결 품목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개정안 발의에는 미 공화당 의원 5명, 민주당 의원 2명 등 총 7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허 회장은 이번 서한에서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양당 상원의원의 지역구에서 이뤄지는 한국기업들의 투자도 언급하면서 관심을 요청했다.

공화당 포트먼 의원의 지역구인 오하이오주에는 2019년부터 내년 가동을 목표로 2조7000억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과 GM(제너럴모터스)의 합작공장이 설립되고 있다. 민주당 파인스타인 의원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농심이 올해 내 양산을 목표로 2억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북미 제2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