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2회 검사 받았는데…흡연 5분만에 코로나 걸렸다

"담배피우러 잠깐 나갔다가 코로나19에 걸렸어요. 상상도 못했죠."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는 최동길씨(가명·26) 여느 때와 같이 동료들과 흡연을 하러 나갔다. 마스크를 벗고 흡연을 한 시간은 5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 사이에 최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최씨는 "그 짧은 시간에 걸릴 거라고 예상조차 못했다"고 했다.

최씨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에서는 주 2회 씩 코로나19 검사를 한다. 하지만 최씨의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코로나19 완치 후 최씨는 요양병원 근무자로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AZ백신)을 맞았지만 현재도 감염 예방에 더욱 신경쓴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감염... "흡연하던 그 순간에 걸렸다"지난 2월 최씨는 평소와 같이 일을 했다. 근무를 하던 중 동료와 함께 잠시 담배를 태우는 것도 일상 중 하나였다. 하지만 며칠 후 요양병원이 발칵 뒤집혔다. 같이 흡연을 했던 물리치료사 선생님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COVID-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최씨는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감염 예방을 위해 의료진과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주 2회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병원 대청소도 주기적으로 하는데 확진자가 나와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최씨를 포함한 요양병원 근무자들은 자택으로 돌아갔고, 최씨는 서대문구 인근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최씨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19에 걸렸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마스크를 벗은 건 잠깐이었고, 가벼운 오한기만 있었을 뿐 발열, 기침, 두통 등의 증상이 없었다"고 했다.


검사 후 그 다음날 보건소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최씨뿐 아니라 같이 흡연을 했던 동료 물리치료사 2명도 함께 감염됐다. 그는 "검사 결과를 보고 잠시 흡연하러 나간 그 짧은 순간에 감염됐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다"며 "당장 집에 있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나 때문에 옮을까봐 걱정됐다"고 했다.

가족, 주변 지인 걸렸을까 걱정... "백신 접종 후에도 경각심 가져야"최씨는 양성 판정 이틀 후 방역당국에서 마련한 격리센터로 이동했다. 최씨는 격리센터에 마련된 2인실에서 약 열흘 간 지냈다. 그는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됐다. 최씨는 격리센터에서의 생활이 낯설었고 모든 것이 불편했다고 전했다.

그는 "무증상 감염자들은 따로 치료를 하지 않고 격리만 시켰다"며 "몸살기가 있거나 콧물이 나오면 감기약을 처방해주는 게 전부였다"고 했다. 이어 "열흘간 병실 안에 갇혀 나갈 수도 없어 답답했고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렸을까 노심초사했다"고 했다.


최씨는 퇴소 후 음성 판정을 받고 일터로 복귀했다. 이후 3월3일 요양병원 근무자 등이 우선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AZ 백신)을 맞게 돼 최씨도 함께 백신 접종을 했다. 백신 접종 후에도 최씨는 코로나19 확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백신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감염을 항상 조심해야한다"며 "주위 사람들까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덴탈마스크를 착용하기 보다 KF인증을 받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AZ백신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예방수칙에 더 신경쓰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