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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보험·국적 중요치 않아…"美, 백신 퍼주려 작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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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저지(파라무스)=임동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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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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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화이자 백신' 맞아보니

미국 뉴저지주의 한 백신접종센터 /사진=임동욱 특파원
미국 뉴저지주의 한 백신접종센터 /사진=임동욱 특파원
6일(미국 동부시간) 오전 11시15분,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 지역의 한 의료센터.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예약시간보다 30분 일찍 주차장에 도착했다. 전날부터 백신 예약 시간을 안내하는 휴대폰 메시지와 이메일을 수차례 받은 터라 시간 여유를 두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넓은 주차장은 이미 도착한 차량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차장 입구가 입차로와 출차로가 대형 블록으로 구분돼 있어 한 방향으로만 차가 다닐 수 있었다.

예약시간보다 빨리 도착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건물로 들어갔다. 건물 입구 앞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자만 입장할 수 있다는 안내판이 곳곳에 있었다.

뉴저지주 한 백신접종센터 정문 앞 안내판. 코로나19 접종 예약자만 출입이 가능하고 당일 현장접수는 불가능하다.  /사진=임동욱 특파원
뉴저지주 한 백신접종센터 정문 앞 안내판. 코로나19 접종 예약자만 출입이 가능하고 당일 현장접수는 불가능하다. /사진=임동욱 특파원


체온부터 재다… 접종 뒤 받은 '스티커'


"좀 일찍 왔는데 괜찮겠냐"고 묻자 투명 얼굴가리개와 방호복, 고무장갑을 낀 안내직원이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자동 체온측정기 앞에서 체온을 쟀다. 초록색 글씨로 '97.7도'가 스크린에 떴다. 섭씨로 36.5도. 통과다.

복도를 지나 큰 방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신분 체크를 했다.

예약 날짜와 시간, 그리고 예약자 이름을 말하면 직원이 이미 출력된 당일 예약자 명부에서 확인하고 노란색 형광펜으로 긋는다. 신분 확인은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미국 운전면허증을 보여주면 끝. 만약 면허증이 없다면 여권과 거주지 증명(전기, 수도요금 청구서, 은행잔고증명 등)으로도 가능했다.

백신센터 내에서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임동욱 특파원
백신센터 내에서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임동욱 특파원
긴 복도를 따라가니 바닥에 6피트(약 183센티미터) 간격으로 발자국 모양이 있고, 먼저 온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처음 맞는 백신에 긴장한 사람들을 위해 직원이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기다렸다가 이 방에 들어가면 너가 맞을 백신의 2회차 접종 일정을 잡아줄 거야. 그리고 서류접수가 끝나면 간호사를 만나서 간단한 문진 후 백신을 맞게 될거야.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하면 돼."

앞서 경험한 미국의 관공서의 분위기와는 크게 달랐다. 이날 백신을 접종하러 온 사람들 중 서류미비 등으로 중간에 돌아가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어떻게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게 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서류접수를 하는 곳에 들어가니 교실 크기의 방에 투명 비말가림막이 설치된 데스크 9개가 있다. 이중 6곳이 사용 중이었다. 1번 데스크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의료보험 있나요? 없어도 됩니다"

첫 번째 질문은 의료보험 유무다. 의료보험이 있다면 백신 접종 비용은 보험사와 국가가 나눠서 부담한다. 만약 없으면 전액 국가 부담이다.

가능한 2회차 접종일을 알려준다. 정확히 3주 뒤다. 가능하다고 하니 전산에 입력하곤 종이 한장을 준다. 이제 백신을 맞을 시간이다.

건너편 복도를 지나가니 커튼으로 가려진 방 15개가 있다. 방을 배정받아 들어가니 간호사가 반갑게 맞는다. 생년월일과 이름을 전산으로 체크하고 설명해준다.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놓고 있다. /사진=임동욱 특파원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놓고 있다. /사진=임동욱 특파원
"오늘 첫 번째 샷이지? 화이자 백신을 맞을 거야. 그동안 몸이 불편한 곳은 없었어?"

간단한 문진 후 이상없음을 확인하곤 묻는다. "어느 쪽 팔에 맞을래?"

왼쪽 팔에 맞기로 했다. 드디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는 생각에 살짝 흥분됐다. 간호사는 투명 플라스틱 상자에서 미리 준비된 주사기를 집어 들었다.

알콜솜으로 주사부위를 닦았다. 주사바늘이 팔에 꽂혔다. 백신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긴장한 탓인지 전혀 통증은 느끼지 못했다. 매년 맞는 독감 예방주사와 비슷했다.

접종을 마친 주사기는 곧바로 책상 위에 놓인 특수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접종을 했는지 책상 아래 쓰레기통 속은 파란색 일회용 의료장갑으로 가득했다.

코로나19 1차 접종 후 받은 스티커 /사진=임동욱 특파원
코로나19 1차 접종 후 받은 스티커 /사진=임동욱 특파원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데 뭔가를 준다. 동그란 모양의 스티커다. 첫 번째 샷을 맞은 기념으로 주는 선물이라고 한다. 두 번째 샷을 맞으면 백신접종 완료 기념으로 다른 모양의 스티커를 준다고 한다.

접종 후 대기실로 가는 복도 /사진=임동욱 특파원
접종 후 대기실로 가는 복도 /사진=임동욱 특파원
오전 11시45분. 밖으로 나오니 접종 후 대기실이 기다린다. 혹시 모를 부작용 때문에 백신을 맞은 후 최소 15분은 이곳에 머물다 가야 한다.

대기실 앞의 직원이 2회차 예약일을 다시 알려주며 꼭 와서 두 번째 샷을 맞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대략 100평 크기의 대기실에는 의자 40여개가 놓여있었고, 방금 백신을 맞은 20명이 앉아있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굳게 쓴 채 대부분 휴대폰 화면을 보고 있었다.

백신 접종 후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임동욱 특파원
백신 접종 후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임동욱 특파원


타이레놀을 챙기다, 통증은?


15분이 지났다. 주사 맞은 부위가 좀 신경쓰이는 것 외 별 이상이 없다.

오후 12시 정각,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로 나왔다. 이쪽으론 다시 들어갈 수 없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오후 5시, 왼쪽 팔이 쑤시기 시작했다. 기분 탓인지 약간 오한도 느껴졌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간호사의 말이 떠올랐다.

잠자리에 누웠다. 왼쪽으로 돌아눕기 어렵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았다. 그래도 타이레놀은 옆에 뒀다.

다음날 아침, 여전히 팔은 통증이 있다. 하지만 다른 증상은 느끼지 못했다.

오후가 되니 왼팔의 통증도 어느덧 사라졌다.

전화가 울렸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친지였다. 방금 모더나 백신을 맞고 대기실에 있다고 한다. 갑자기 백신 빈 자리가 생겨서 예약도 없이 바로 맞았다고 한다. 지금 당장 와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퍼주려고 작정한 것 같다."

앞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돌아 온 지인이 한 말이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차례가 돼서 백신을 맞고 나니 이제 '퍼준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일정 자격만 된다면(뉴저지주는 이달 19일부터는 16세 이상 미국 내 누구나 가능) 누구나 예약할 수 있고, 무료로 백신을 맞는다.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보험이 있는지. 얼마나 이곳에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접종 현장에서도 정확하게 점검하는 건 백신 접종자가 본인인지 여부뿐이다. 심지어 자격 여부도 전혀 따지지 않는다.(절대 선의를 악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의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접종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이 될 때(4월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2억 도스를 접종하겠다며 당초 목표치를 2배로 올렸는데, 이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미국은 하루 평균 백신 300만 도스를 접종 중이다. 6일 기준으로 미국 내 인구 중 1회차 백신 접종을 한 비율은 33%, 2회차까지 접종을 모두 마친 비율은 1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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