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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유일한 여자' 꼬리표…"시대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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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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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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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990년대 후반 모 글로벌 컨설팅회사의 채용설명회. 남성이든 여성이든, 술을 잘 마시든 못 마시든, 노래를 잘 부르든 못 부르든 다양한 사람이 모여 조직의 가치를 만든다는 이야기.

신선한 충격을 받고 시작한 재정경제부에서의 공직생활. 15명 동기 중 유일한 여자. 행정고시를 통해 들어온 재경부 사상 5번째 여자. 2012년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파견된 첫 여성행정관.

최근 금융위원회 첫 여성 총괄과장인 은행과장에 임명된 김연준 과장의 이야기다. 2021년에도 여전히 여성이 '처음'인 일은 많았다.

그럼에도 시대변화에 공직사회도 적응중이다. 특히 정원 300명의 소수정예 조직으로 운영되는 금융위는 성별 등의 조건과 상관없이 인재를 평가하고 보상하는 문화가 빨리 자리잡았다.

조직문화 뿐만이 아니다. 공정시장과장 시절 이사회를 하나의 성으로 구성하지 못하게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실무를 맡았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는 등 시대를 따라가는 제도변화를 눈앞에서 지켜봤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을 만나 금융위와 금융업계의 유리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연준 은행과장과의 일문일답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간의 공직생활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200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2001년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가 합쳐진 금융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금융위에서 근무하게 됐다.

-공직생활 초기엔 남녀비율 차이가 컸을 것 같다.
▶재정경제부에 입부한 15명 동기 중 유일한 여자였다. 들어보니 제가 재경부 역사상 행정고시를 통해 들어온 5번째 여자였다. 2012년에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파견을 갈 때도 첫 여성행정관이었다.

-분위기는 어땠나.
▶아무래도 업무 이후 회식이 잦은 남성중심문화였다. 사실 남성중심이라는 인식도 없었다. 여성 외에는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웠다. 당시 남성이 육아휴직을 쓴다는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다.

당시 기자들은 기업 CEO(최고경영자) 인사평에 꼭 '두주불사형',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란 표현을 관용어구처럼 사용했다. 요즘은 '섬세함', '소통형' 등 리더를 표현하는 방법도 많이 바뀌었다.

-여성 관련 정책이나 조직문화가 바뀐 게 느껴지나.
▶금융위내 여성인력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말 사무관 이상 직원 네 명 중 한 명이 여성이다. 주요 보직을 여성에게 맡기는 사례도 일반화됐다. 실제 이번 정부들어 금융위 인사팀장 4명 중 3명이 여성이었다.

수년전부터 남성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사례도 상당히 많아졌다. 2010년에 처음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했고 지난해 육아휴직자 23명 중 10명이 남성일 정도다.

-소개하고 싶은 금융위 문화가 있을까.
▶총괄과장은 국장의 파트너이듯 서기관·사무관급에선 '국주무'를 맡아 과장의 파트너로 일한다. 남자과장들만 있던 시절부터 국주무를 여성으로 배치한 문화가 있었다. 최근 국장들이 다 남자지만 총괄과장으로 여성을 임명한 것도 그러한 문화가 이어져온 게 아닐까 싶다.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금융위내 여성이 늘어나고 있지만 고위직으로 가는 문은 여전히 좁다는 인식이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사무관 또는 주무관으로 중앙부처에 들어온 인력의 절대수 자체가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부승진으론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부처간 교류 또는 외부전문가를 채용시 여성인력을 우대해왔다. 현재 사무관 인력 중 여성비율이 높기 때문에 과장급부터 여성비율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와 만날 일이 많을텐데 고위직 여성들을 자주 보게 되나.
▶그렇다. 여성임원들 사이에선 '유리천장'을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많다. 이사회를 하나의 성으로 구성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실무를 맡은 적이 있다. 이 법도 상장회사 여성이사들의 모임이 주도해 의원입법으로 통과됐다. 해외의 경우도 여성임원들이 스스로 노력해 법제화하는 사례들이 많다. 물론 제재가 없는 권고에 가까운 규정이었지만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법에 '여성'이 아닌 '하나의 성'으로 표현하면서 다양성에 대한 사회인식을 반영했다고 본다.

-유리천장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직장을 선택할지 고민할 때 모 글로벌 컨설팅회사의 설명회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곳은 '조직의 다양성'이 회사의 최우선이라고 설명을 했다. 남성, 여성,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다양한 사람이 모여 조직의 가치를 만든다는 설명이었다. 1990년대 후반에 조직의 다양성을 회사의 강점으로 설명하는 회사는 없었던 터라 더 신선한 충격이었다.

유리천장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본다. 그때는 몰랐지만 다양성이 조직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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