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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뿐만이 아니다"…중국은 왜 '밉상'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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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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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No China, 선넘은 문화공정 커지는 반감(下)

[편집자주] 중국의 '문화 왜곡'에 국내 소비자가 뿔났다. 중국에서 제작된 드라마, 웹소설,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스며든 중국 중심 세계관에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으로 적극 맞서고 있다. 오랫동안 쌓여온 반중(反中) 정서가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책도 함께 고민해본다.


'100만명 중국인' 시대… 일상서 만나는 문화충돌 커지는 반감


"역사 왜곡뿐만이 아니다"…중국은 왜 '밉상'이 됐나
중국 문화콘텐츠 불매운동 뒤에는 오랫동안 쌓여온 반중 감정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체류 중국인이 늘고 일상에서 한국인과의 문화충돌이 발생하면서 시민들 사이에는 '중국인=비(非)매너'라는 공식이 생겼다.

미세먼지, 코로나19 등 중국과 관련된 사안에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한 것도 반감을 키웠다.

중국인 100만 시대… 일상에서 만나는 중국인, 잦은 문화 충돌

국내 체류 중국인 100만명 시대다. 법무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지기 직전인 2019년까지 파악한 국내 체류 중국인은 110만1782명이다. 2015년 95만5871명에서 4년새 15만여명이 넘게 늘었다.

이렇게 중국인이 많아지면서 일상생활에서는 한국인과 문화 차이 때문에 종종 충돌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실장으로 일했던 A씨는 "몇 해 전만 해도 중국인 손님들이 병원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곤욕을 치른 적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실내에서는 흡연을 금지한다는 안내를 해도 그때만 불을 끌 뿐 또 피워서 결국 혼자 흡연할 수 있는 상담실로 안내하곤 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흡연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흡연을 권하는 문화도 있으며 대부분 도시에서 실내 흡연이 가능하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중국인 학생이 절반 가량인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B교사는 "중국이 우리나라를 침범한 역사를 가르치던 중 한 학생이 '왜 중국이 나쁘냐'며 반문했다"며 "알고보니 이 학생은 중국인 부모를 둔 친구여서 중국 중심의 역사관에 익숙해져 있던 탓이었다"고 말했다.

B교사는 중국인 학부모와 부딪힌 경험도 털어놨다. 그는 "도벽이 있는 아이를 지도한 적이 있는데, 중국인 학부모가 처음엔 '죄송하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학교 교육이 잘못됐다며 비판을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알고보니 중국은 아직 우리나라 80년대 분위기와 비슷해서 체벌이 가능하며 이를 학부모들이 용인 혹은 권장하는 분위기가 있더라"며 "그렇다보니 매를 들지 않는 한국 학교 선생님들이 이해가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력범죄=중국 동포' 편견 자리잡아…"건수로만 판단 위험"

본격적으로 반중정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건 각종 범죄 사건에 중국 동포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면서부터다. 일부 중국동포가 연루된 보이스피싱 범죄와 ‘수원 시신훼손 사건(범인 오원춘)’, ‘대림역 칼부림 사건’ 등 조선족이 저지른 강력범죄를 접하면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외국인 범죄 3만6400건 중 중국 국적의 범죄가 1만 8177건(약 50%)으로 가장 많다. 살인·강도·강간·강제추행 등 강력범죄도 342건으로 비중이 가장 높으며, 협박이나 폭행 등 폭력범죄도 5410건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젠 중국동포가 많이 사는 지역에서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가해자가 중국 동포라는 의혹부터 제기된다.

하지만 범죄 건수로 막연하게 중국인이 위험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편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검거인원 지수가 가장 높은 국적은 몽골,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순이었으며 중국은 5번째에 그쳤다.

김태환 한국이민정책학회 회장은 "대부분의 중국 동포들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규범을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일부 강력범죄를 확대해 전체로 일반화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미세먼지·코로나19… 중국에 제 목소리 못내면서 반감 커져

"역사 왜곡뿐만이 아니다"…중국은 왜 '밉상'이 됐나
정부가 미세먼지, 코로나19(COVID-19), 한국 불매운동 등의 문제에 즉각 대응하지 못한 일도 반감을 키웠다.

봄철의 불청객으로 불렸던 황사와 함께 전국이 미세먼지로 덮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국내에서는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정부는 먼저 국내 기업과 개인생활을 제한했다.

2016년엔 환경부가 밀폐된 공간 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고등어를 지목하자 국내보다 해외(중국) 요인이 더 크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최근엔 중국 정부도 미세먼지등 환경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 한경애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황룬치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을 만나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우리 국민의 우려가 깊다"고 전했다. 표현은 순화했지만 우리나라 장관이 미세먼지와 관련 중국 정부 고위 관료에 국민을 언급하며 사실상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유행과 반중정서도 일부 관계가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와 관련,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동의하는 국민이 70만명이 넘었다. 하지만 정부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허베이성에서 온 방문자의 입국만을 금지했다.

이창명 기자, 한민선 기자, 오진영 기자






선거·관광·소비재에 중국산 김치까지…커지는 반중정서



"역사 왜곡뿐만이 아니다"…중국은 왜 '밉상'이 됐나
중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보이콧으로 나타난 반중정서는 점점 범위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선거에서는 중국인 영주권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주장이 부상했다. 중국 전통거리를 조성하는 지자체 사업에 반대한다는 청원도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달 7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외국인 영주권자의 투표권이 화두에 올랐다. 서울에 사는 중국인 중 영주권을 취득한 뒤 3년 이상 서울에 거주했으며 서울시 외국인 등록대장에 올라있는 사람은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보궐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총 4만22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투표 성향이 친중 노선을 펼치는 여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중정서가 만연한 가운데 최근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는 장영승 전 화교협회 사무국장이 서대문구 유세 현장 연단에 올라 여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역사 왜곡뿐만이 아니다"…중국은 왜 '밉상'이 됐나

반중정서는 지자체 관광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강원도에 차이나타운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중국문화타운이 착공 속도를 높인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한중관계에 있어서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라며 "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에는 40만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다.

춘천과 홍천에 있는 라비에벨관광단지 500만㎡ 내에 120만㎡(36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한중문화타운에는 중국 전통거리, 미디어아트, 한류 영상 테마파크, K팝 뮤지엄, 소림사 체험 공간, 중국 전통 정원, 중국 8대 음식과 명주를 판매하는 푸드존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도는 인허가 주체이고 예산 지원을 하지는 않는다"며 "민간 기업에서 기본 계획을 구상 중인 상황인데, 인허가 단계에서 국민 정서 등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 왜곡뿐만이 아니다"…중국은 왜 '밉상'이 됐나

최근 비위생적인 중국 김치 생산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중국산 김치 불매 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식당에 가서 김치 원산지를 살펴보고 원산지가 중국인 김치는 아예 손대 대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국내 수입되는 중국 김치는 안전하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이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중국에서 김치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기업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중국에 김치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풀무원은 중국 현지 법인을 통해 김치를 생산·판매한다. 이들은 김치 대신 김치 중국식 표기인 '파오차이'(泡菜)로 상품을 팔고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에도 '김치'로 표기하라며 해당 기업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GB)에 따르면 현지에 수출하는 김치는 파오차이로 표기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현지 사업에 제한이 따른다. 현지에서 김치를 생산하거나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파오차이라는 표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그 나라 국가에서 사업을 하려면 그 나라 법을 따라야 해서 난감하다"며 "현실적으로 기업이 (GB 표기 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김치라는 한국의 고유 음식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






'모두 중국것?' 中 '문화동북공정'으로 자극…"정부, 적극 대응해야"



"역사 왜곡뿐만이 아니다"…중국은 왜 '밉상'이 됐나
미디어를 통한 한중 양국간 문화적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 빈센조에 나온 중국산 비빔밥 PPL(제품간접광고)도 사태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는 말이 나온다.

해당 PPL 장면에선 한국전통 음식의 대명사나 다름이 없는 비빔밥이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겨 나와 국내 시청자들을 또다시 자극했다. 한국 비빔밥을 중국 브랜드로 광고한 방송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와 같은 소식을 중국 미디어를 통해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비빔밥을 비하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이 전형적인 중국의 '문화공정'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와 관련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도 이후 중국 네티즌들은 비빔밥 폄하에 나서고 있다"며 "이처럼 중국의 문화공정은 관영 매체 환구시보에서 기사화를 한 후, 중국 네티즌들이 온라인상에서 퍼트리는 전형적인 수법을 펼치고 있다"고 적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찾다가 보면 미디어와 온라인을 활용한 중국 네티즌들의 활동이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는 일본을 향한 반일감정과도 분명 구분된다.

설 교수는 "일본의 경우 극우 성향의 일본 시민사회 목소리가 그대로 정부를 계승하고 있어 외교관계까지 경색되는 정치적 문제"라며 "반면 중국 정부는 한 발 빠진 채 관영매체와 중국 네티즌들의 극단적 민족주의를 내세워 우리나라 감정을 자극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반일감정이 뿌리 깊은 정치외교적 사안이라면 반중정서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중국 네티즌들의 민족주의 자극전인 셈이다.

정작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대목에선 뒷짐만 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이제 더 적극적인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한국을 겨냥해) '김치 종주국의 굴욕'이라고 보도하고,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 정부 계정에 '김치 트윗'을 올렸다"며 "이는 결국 중국 정부가 움직인다는 것이 명확하게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가 국민 정서를 이길 수는 없다"며 "한국 정부도 잘못된 부분을 명확하게 꼬집고 정정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가장 합리적인 대응은 결국 한중일 시민들이 잘 지내야 된다는 의견이 많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상대방이 자극하거나 도발을 했을 때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같은 수준의 도발을 해도 정당하다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명 기자, 한민선 기자,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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