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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긴박했던 배터리 합의 막전막후…美 거부권 하루전 무슨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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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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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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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긴박했던 배터리 합의 막전막후…美 거부권 하루전 무슨일 있었나
'세기의 배터리 소송전'이 결국 합의로 마무리 된 데에는 한미 정부의 합의 촉구는 물론 여론 압박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막판 합의 결정 직전까지도 양사 최고위급 경영진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합의 내용이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극비리에 긴박하게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만 2년, 햇수로 3년 차에 접어든 배터리 전쟁에서 전격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날 중 양사는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전쟁 포문을 열었던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물론 특허 침해 소송 등 국내외에서 벌이는 분쟁을 완전 종료하는 합의안을 낸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양사는 CEO급 협의체를 통해 합의금 규모 등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모두 입장 발표 전까지 합의 배경이나 과정에 대해선 함구중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미 정부의 양사를 향한 합의 촉구와 여론이 결국 막판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미 USTR(무역대표부)이 대통령 거부권 시한 막판까지 양사로부터 의견을 수시로 전달받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합의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USTR은 ITC의 상위 기관으로서 미국 내 수출입에 실무를 관장한다. ITC 행정명령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오직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조언하는 역할도 USTR이 갖는다.

양사는 최근까지도 합의에의 조짐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었다.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 피해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수를 둔 데 이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대신해 주총 의장을 맡았던 이명영 사내이사도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고 미국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경쟁사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맞불을 놨었다.

지난 6일까지도 양사는 상호간 입장자료를 통해 날선 설전을 벌이며 '강대강' 대치 태세를 유지했었다.

2월 최종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준 ITC의 결정 이후, 고위급 경영진은 물론 실무단에서도 합의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9일까지도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미국 무대에서 벌어졌던 소송전인 만큼 양사가 합의 결정을 내리기까지 미국 정부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합의 결정 사실이 미 외신을 통해 먼저 국내에 알려진 것이 단적인 예다.

대통령 거부권 시한을 앞두고 양사와 미 정부 기관 간 로비 과정이 낱낱이 보도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사는 물론 포드, 폭스바겐에 속한 로비스트들은 미 상무부, 법무부,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 등 최소 12개 기관들과 만나 거의 매일 회의를 진행했다.

거부권 행사 여부는 대통령에게 딜레마였다.

미 유력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SK이노베이션은 만일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치 않는다면 지난 2월 26억달러(2조9000억원) 투입이 예상된 공장이 중단 위기에 놓였다고 말한다"며 "그 공장은 폭스바겐과 포드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었고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도움을 준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조지아주에 2600개 일자리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SK와 배터리 전문가들은 (공장 폐쇄로 인해) 포드와 폭스바겐이 중국 배터리 업체들로 돌아설 것을 경고한다"며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의 사이먼 무어스 상무이사(managing director)를 인용해 "만일 조지아 공장을 잃게 되면 미국은 향후 5년간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배터리를 생산치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내 지식재산권(IP) 중시 기류도 무시치 못한다는 반론도 함께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하지만 ITC 결정을 뒤집는 것은 IP에 관한 일관된 시행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훼손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에 한해서 지재권 적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진보적 입법자들로부터의 요구 문제도 따라온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미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기에 미 정부로서도 최선의 시나리오는 양사 합의로 일이 마무리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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