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요트 꿈나무 "요트타고 바다에 풍덩 빠지는 게 재밌어요"

11일 부산주니어요트클럽 소속 학생들이 광안리 앞바다에서 요트 교육을 받고있다. 2021.04.11© 뉴스1 백창훈기자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친구 소개로 우연히 딩기요트를 접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요트 선수로 진로를 결정할 만큼 너무 재미있어요"

11일 오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요트를 탄 지 6년이 됐다는 설재경양(16)은 "물을 좋아해 온갖 수상 스포츠를 다 해봤지만, 특히 요트는 광안대교 등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고 바람도 직접 맞을 수 있어 훨씬 즐겁고 다이내믹한 스포츠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은 해양스포츠를 이용하기에 좋은 조건인데, 요트에 관심 있는 친구가 너무 적은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곳에서 요트 훈련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요트가 호화로운 여가생활로 여겨지는 현실이 안타까운 듯 많은 학생들이 요트를 알게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훈련 중간에 만난 김민성군(12)은 "친형이 먼저 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껴 딩기요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요트를 몰면서 바다에 풍덩 빠지는 게 제일 좋다"며 웃었다.


민성군은 "아직 딩기요트에 대해 아는 사람이 적은 데, 나중에 선수가 되면 딩기요트에 대한 정보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부산요트협회는 '부산주니어요트클럽'을 운영, 매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주니어들을 대상으로 요트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들이 배우는 요트의 종류는 대부분 딩기요트다. 딩기요트는 엔진과 선실이 없는 요트 종류 중 하나로, 크기가 작고 조작이 쉬워 요트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어린이에게 적합한 요트로 알려졌다.

11일 부산주니어요트클럽 소속 학생들이 광안리 앞바다에서 요트 교육을 받고있다. 2021.04.11© 뉴스1 백창훈기자

'부산주니어요트클럽'에 소속된 10~16세 회원들은 이날 오전 10시에 모여 육지에서 준비 운동을 마치고, 구명조끼를 착용한 뒤 광안대교 인근 바다를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교육생들은 강사의 출발 신호에 맞춰 바람을 이용해 딩기요트를 몰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교육에도 아이들은 지친 기색없이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서로를 격려하며 항해를 이어나갔다.

이날 교육은 6시간 동안 정해진 코스별로 모의 세일링을 하는 훈련인데, 학생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능숙하고 자신있게 요트를 다루는 모습이었다.

부산요트협회측 관계자는 "어린이 회원들이 처음에는 단순 취미 생활로 요트를 탔다가 나중에는 선수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요트가 비싸고 사치스러운 레저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아직도 외국에 비하면 어린 수강생들은 너무 적은 편이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딩기요트는 월 20만원이면 1대1 교육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온 몸을 이용해 최대 20km 속도로 요트를 항해할 수 있어 강인한 체력을 만드는 데 이보다 좋은 스포츠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지만 해양레저의 미래도 기대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거꾸로 어른부터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덧붙여 "외국의 경우 어릴 때부터 요트 교육이 시작된다"며 "부산의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린이들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뒤따라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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