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줄게"···홍어·꽃게 3000만원어치 상납 받은 공무원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지난해 9월 25일 오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어민들이 성어기를 맞아 꽃게잡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해양수산 보조금 지원 사업을 빌미로 어민 등으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수산물을 받아 챙긴 간부급 공무원이 해양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해양경찰청은 어민 등에게 접근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산물을 받아 온 인천시 공무원 A씨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거해 12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에게 뇌물을 전달한 공무원, 수협 직원, 어민 등 총 23명도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불구속 송치됐다.

해경에 따르면 인천시에서 근무해 온 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관할 섬지역 어민, 수협 관계자 등에게 '보조금을 지원해주겠다'며 꽃게, 홍어 등 수산물 3000만원 어치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A씨는 뇌물로 받은 수산물을 평소 알고 지내던 횟집으로 보내 현금으로 바꾸거나 회식비로 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수산물 수수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업무 외적으로 배달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해온 혐의(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보조금 지원 사업 담당 공무원에게 수산물을 제공한 어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어업지도선에 단속된 어선이 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단속을 무마하게 한 사실이 해경 조사 결과 파악됐다.

아울러 A씨는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높은 근무평가 점수를 부여한 후 해당 직원이 승진하게 되자 100만원 상당의 수산물을 주문한 뒤 대금을 대신 지불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 관계자는 "해양수산 분야 국고 보조금 부정수급, 국민안전 저해행위, 각종 비리와 갑질 등을 해양에서의 5대 생활적폐로 정하고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해양 법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