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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번 '클릭'…배고픈 댕냥이의 '사료 10g' 또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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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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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3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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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플랫폼 '올라펫', 유기동물들 위해 5년간 100톤 사료(3억원 상당) 기부…하루 한 번 클릭하면 사료 적립, 운영 힘든 보호소들에 '큰 힘'

올라펫에서 기부한 사료를 맛있게 먹고 있는 보호소의 치즈 냥이. "맛있다냐옹"./사진=올라펫
올라펫에서 기부한 사료를 맛있게 먹고 있는 보호소의 치즈 냥이. "맛있다냐옹"./사진=올라펫
기자 남형도씨(39, 본인 맞음)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게 하나 있다. 올라펫 앱을 켜서 화면을 클릭하는 것. 아주 손쉽다. 그런데 의미는 가볍지 않다. 한 번 누를 때마다 유기동물들을 위한 '사료 10g'이 쌓인다. 하루에 한 번 클릭할 수 있다. 아예 알람을 설정해두고 까먹지 않게 매일 누르고 있다. 클릭하는 손쉬운 행동으로,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을 위한 밥을 줄 수 있단 게 좋아서다.

예컨대, 올라펫이 4월에 사료 기부하는 곳은 계양산 시민보호소. 아직 기부할 날짜가 19일 남았음에도, 벌써 70만 4460그램(g)(0.7톤)의 사료가 쌓였다. 지금 추세라면 1.7톤 정도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여러분이 더 늘릴 수 있어요). 이곳 보호소엔 개농장서 살린 160마리 개들이 산다. 한 달 사료 소비량은 3.6톤 남짓(대형견들이라 소비량이 더 많다). 15일 정도 먹을 수 있는 사료를 기부하는 셈이다. 금액은 올라펫이 오롯이 부담한다.

이는 어떤 의미일까. 계양산 시민보호소 시민모임의 유희진씨는 "사료 구매에 한 달에 500~600만원씩 드는데, 몇 달이면 시민들 후원금이 바닥날 정도가 된다. 치료비와 입원비, 운영비가 많이 나가기 때문"이라며 "한 달 분의 사료라도 후원 받으면 너무 큰 도움이 된다"며 감사를 표했다.



'하루 한 번 클릭', 유기동물 위해 100톤 넘게 기부


강아지와 고양이를 한 번씩 클릭하면, 10g씩 사료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배고픈 표정을 짓다가 뺨이 발그레해지며 방긋 웃는다, 그게 좋아서 매일 누르게 된다./사진=올라펫
강아지와 고양이를 한 번씩 클릭하면, 10g씩 사료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배고픈 표정을 짓다가 뺨이 발그레해지며 방긋 웃는다, 그게 좋아서 매일 누르게 된다./사진=올라펫
올라펫이 유기동물 보호소에 사료 기부를 시작한 건 2016년 4월. 매달 1일엔 강아지 기부를, 15일엔 고양이 기부를 연다. 한 달 동안 회원들이 클릭해 사료를 적립하면, 그걸 실제 보호소에 전달하는 거다.

그렇게 10그램씩 쌓여 최근엔 사료 100톤 기부(누적)를 달성했다. 정확히 1억 22만5380그램. 그동안 도운 유기견 보호소와 길냥이 쉼터가 총 120개에 달한다. 6킬로그램(kg)짜리 사료 기준 1만6704포를 기부한 셈이다.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약 3억원 정도다.

현예진 올라펫 매니저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단 것과 보호소 부담을 덜어드렸다는 게 뿌듯하다"고 했다. 사료가 배송되면 "이렇게 많은 사료는 처음 봤다"고, "진심으로 고맙다"며 눈물 흘리는 분들도 있었다. 회원들이 매일 들어와서 기부를 위해 클릭하는 걸 보면 덩달아 힘이 난다고.
하루 한번 '클릭'…배고픈 댕냥이의 '사료 10g' 또 쌓였다
이어 현 매니저는 "사료는 한 번 사면 그만이 아니라 없어선 안 될 물품"이라며 "국내에 어려운 보호소, 쉼터가 많은데 최대한 많이 도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올라펫이 도운 보호소, 쉼터 이야기


'길냥이 콩이와 가족들'을 위해 올라펫에서 기부한 동네 냥이 사료들. 매일 먹을 중요한 식량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를 그 많은 회원들이 매일 잊지 않고 한 번씩 눌러서 모았다는 거다. 길 위에서 고단히 버티고 있을 동네 냥이들을 위해. 그게 다 애틋한 마음일테니./사진=올라펫
'길냥이 콩이와 가족들'을 위해 올라펫에서 기부한 동네 냥이 사료들. 매일 먹을 중요한 식량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를 그 많은 회원들이 매일 잊지 않고 한 번씩 눌러서 모았다는 거다. 길 위에서 고단히 버티고 있을 동네 냥이들을 위해. 그게 다 애틋한 마음일테니./사진=올라펫
관악산 아래 사는 집사와 냥이들. 처음에 어설프게 시작한 급식소가 15개로 늘었고, 한 곳당 평균 5~7마리 동네 냥이들이 밥을 먹으러 온다. 아침, 점심, 새벽마다 밥을 주러 다녔다. 동네 캣맘들이 관리하는 급식소를 살펴 돕고, 수리해주기도 했다. 여름철 범람에 떠내려가는 걸 막으려 대피소를 만들기도 했었다. 7년 넘게 외박이란 걸 해본 적도 없이, 집사의 삶에 매달렸다.

동네 대장냥이는 '콩이'다. 2018년 3월 아가 티를 벗었을 때 집사에게 왔다. 같이 다니고 달리며 이젠 삶의 일부가 됐다. 큰 형 깨물이, 둘째 깜씨, 셋째 콩이, 넬째 멀린이, 그리고 얌생이, 찡찡이, 노랑이, 나비, 레옹, 마틸다 등 아름다운 영혼들까지. 얌생이는 아픈 냥이, 엄마 잃은 냥이들의 '키다리 아저씨'다. 벌써 그런 냥이들을 넷이나 돌봤으니. 그러니 이들과 함께 하는 집사는 이렇게 말했다. "생명을 위한 삶은 그 무엇보다 가치가 있고, 그런 삶을 사는 건 큰 행복"이라고.

1월 한 달 동안 길냥이 콩이와 가족들을 위한 사료를 올라펫에서 모았다. 1.7톤이나 모여 기부할 수 있게 됐다. 사료 350포가 2월 19일 콩이와 집사에게 운송됐다. 도착하자 콩이가 사료 점검에 들어갔다. 지난 겨울, 날씨가 역대급으로 추워 많은 동네 냥이들이 고통을 받았었다. 맛난 사료를 배부르게 주어 위로할 수 있게 됐다. 봄이 오는 시간이 유난히 길었을 녀석들에게.
매일 열심히 클릭하며 사료를 모으는 강아지 보호자, 고양이 집사님들./사진=올라펫
매일 열심히 클릭하며 사료를 모으는 강아지 보호자, 고양이 집사님들./사진=올라펫
누군가 또 맘 써준 덕분에 동네 냥이들이 사는 얘기도 계속되고 있다. 3년 전 친구 노랑이를 잃고 외롭게 지내던 찡찡이. 그에게 지난 겨울 꼬마냥이 나타났다. 덕분에 둘은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많은 이들 맘이 전해진 덕분인 걸까. 집사는 이렇게 말했다.

"꼬마냥은 서서히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지며 마음을 열고 잇습니다. 아이들이 사람들에게 다가가 생명의 소중함을 어필하는 게 더 큰 울림입니다. 그 소중함은, 가까이서 봐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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