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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포털 손보기도 내로남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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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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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지난해 9월 포털장악 시도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 문자. 이후에도 여권에서는 포털뉴스의 편향성 논란을 줄곧 제기해왔다.   2020.9.8/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지난해 9월 포털장악 시도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 문자. 이후에도 여권에서는 포털뉴스의 편향성 논란을 줄곧 제기해왔다. 2020.9.8/뉴스1
# 박근혜 정권 시절이던 2015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여의도연구원은 포털이 야당에 편향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네이버와 다음의 모바일페이지 뉴스 제목 5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정부 여당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야당쪽 보다 8배 더 많다는 게 골자다. 이에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포털이 우리 사회와 젊은층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데 왜곡된 정보 제공은 시정돼야 한다”며 포털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그런데 해당 보고서는 한마디로 '엉터리'였다. 정부 여당에 새누리당은 물론 청와대와 정부부처, 산하기관까지 모두 포함시킨 반면, 야당은 새정치민주연합 한 곳과 비교하는 오류를 범했다. 제목만으로 전체 기사성향을 판단하거나 긍정과 중립, 부정의 기준도 모호했다. 애초 정당소속 기관이 발간한 만큼 정치적 의도가 담긴 보고서였다. 연구 용역을 맡는 이는 미디어학자가 아닌 마케팅 담당 교수였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포털 길들이기'를 중단하라고 맞섰고 대다수 국민들도 이를 심정적으로 응원했다. 여론이 악화된 것은 어디까지나 정권의 실정 때문이지, 포털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어서다.

# 비슷한 일이 6년 뒤 반복됐다. 지난 4. 7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5일 진보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 언론하고 포털이 선거운동을 대신해준다"면서 "선거가 끝나면 포털의 공공통제를 법으로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고민정, 장경태 의원은 여기에 맞장구쳤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대한 비판기사가 주요 포털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며 이는 알고리즘이 보수쪽으로 편향돼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선거에 참패한 뒤에도 이런 주장을 계속했다. 김씨는 8일 뉴스공장에서 "KBS 내곡동 측량현장 보도가 굉장히 결정적이었는데 이를 포털이 이틀동안 싣지않았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렇다면 정말 포털뉴스 편집이 편향됐을까? 선거를 앞두고 주요 매체들이 오 후보가 내곡동 측량현장에 있었다는 당시 주민과 측량팀장의 증언기사를 쏟아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KBS의 첫 보도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심지어 오 후보의 거짓말을 시사하는 '생태탕'과 '페라가모 구두'는 이번 선거 최대 키워드로 꼽혔다. 알고리즘의 특성상 보는 이에따라 일부 편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여당에만 편향적이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민주당 일부 정치인과 열성 지지자들은 언론과 포털이 선거참패의 원흉이라며 책임론을 붙들고 있다. 6년전 새누리당 보고서의 인식과 달라진 게 없다.

# 더 심각한 것은 직접 실행에 옮기려한다는 점이다. 내선 대선을 앞두고 확실히 포털을 손봐야한다는 의지가 읽힌다. 최근 여당소속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포털이 정부에 알고리즘을 의무 제출하는 것을 명시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은 알고리즘 제출이 의무화되면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알고리즘 운영 신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어떻게 그렇게 된다는 것인지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만약 정부가 제출된 알고리즘에 손을 대거나 특정한 지침을 내린다면? 그것이야말로 5공시절 '보도지침'처럼 또다른 편향성 논란이나 여론조작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온다.

여권의 포털 손보기 시도는 우에서 좌로 간판과 포지션만 바뀌었을 뿐 정권이 바뀔때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자신에게 유리하면 침묵하고 불리하면 비판하는 전형적 내로남불이다. 물론 포털 뉴스가 아무 문제가 없는게 아니다. 포털이라는 가두리에 갇힌 언론의 클릭경쟁과 가십성 기사의 범람, 속보전에 무너지는 저널리즘의 원칙은 뼈아픈 현실이다. 오히려 포털문제의 본질은 여기에 있고 그것 대로 자정방안과 해법을 찾아야한다. 그런데도 포털이 정치 편향적이기에 바로 잡아야한다는 주장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백보 양보해 정권에 부정적 기사가 늘어난다면 그것은 언론이나 포털의 책임이기 앞서 정권의 오만과 실정에서 원인을 찾아야한다. 여당이 선거에서 참패한 이유를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성훈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과학부장/사진=머니투데이
조성훈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과학부장/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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