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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중국송금, 3월比 8배↑…'비트코인 자금세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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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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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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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중국송금, 3월比 8배↑…'비트코인 자금세탁' 우려
국내 체류 중국인의 중국 송금액이 3월보다 약 8배 급증했다. 은행들은 ‘비트코인 환치기’를 의심하며 자체 관리에 들어갔다. 정부는 동향을 예의주시하지만, 관련 규제 법이 없어 선제적 조치에 나서진 못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자금세탁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치 프리미엄’ 상승세에 중국인 ‘비트코인 환치기’ 정황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합산 국내 체류 중국인들의 중국송금액은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총 7270만 달러였다. 3월 전체 송금액인 950만불의 약 8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7영업일 동안 중국으로 갔다.

은행권은 이를 ‘비트코인 환치기’로 본다. 중국에서 위안화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이를 국내 거래소로 전송해 국내에서 비싼 값에 팔아 원금과 차익을 중국에 보낸다는 것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중국송금액은 국내와 해외의 비트코인 시세 차이인 ‘김치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20%를 넘은 직후인 지난 7일, 8일 급증했다.

은행들은 중국송금 관련 내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A은행은 중국송금 요청 고객에 대해선 자금 증빙 과정을 더욱 엄격히 하라는 지침을 각 지점에 내렸다. B은행은 각 지점에 가상화폐 관련 송금 처리를 일시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각 은행 외환 관련 부서들도 중국송금 건에 대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자체적인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개인별 연 최대 해외송금 한도인 5만 달러 이내의 송금 요청에 대해 은행은 구두로 자금 출처나 송금 사유를 확인할 수 있다. 창구 직원 판단에 따라 송금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다수의 중국인이 한 지점에 방문해 한 명당 5만 달러 이하 송금을 요청한 경우가 많았다. 전형적인 ‘쪼개기 송금’ 수법이다.


법 근거 없어 선제적 개입 못하는 정부…“지켜보고 있다”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하지만 지켜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불법 거래 관련 대응은 관세청,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이 담당한다. 개별 은행이 불법 해외송금 의심 거래 내역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내부 망에 공유하면 해당 부서들이 조사에 착수하는 식이다.

각 기관들은 금정원 내부 망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금정원에 관세청 직원들이 따로 파견을 가서 실시간으로 의심 거래를 감시하고 있다”며 “금정원 내부 망뿐 아니라 다른 경로로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분산 송금’의 경우 은행이 의심 거래로 신고하기가 난처하다는 점이다. 중국인 개개인이 5만 달러 이내 금액을 중국 내 각기 다른 계좌로 보내면 은행이 신고한다고 해도 관련 기관이 개인 간 거래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위험을 인지하고도 즉각 조치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정원을 통해 금감원에 전달된 해외송금 관련 불법 거래 의심 건은 ‘0’건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이 50%를 넘어서며 중국인들의 환치기가 기승을 부렸던 2018년 당시 관련 법을 개정해 직접 규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라며 “환치기로 인한 국부 유출은 물론 국내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글로벌 자금세탁’ 우려도


국내 비트코인 시장이 ‘자금세탁처’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김치 프리미엄이 있고 비트코인 거래 관련 규제가 사실상 간접적이라는 점, 비트코인 거래 관련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비트코인 환치기와 동일한 수법으로 해외 불법 자금을 세탁하기 쉽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은 현재 비트코인을 제도권 내에서 관리해 자금세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대비해 규제를 강화하는 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아직 적용되고 있지는 않다. 지난달 25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거래소 등 가산자산 사업자는 금정원에 정식 사업 등록을 하고,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지게 됐다. 하지만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다. 소득세법 개정으로 비트코인 거래도 과세 대상이 됐지만 시행은 내년부터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이 시장에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 직전에 자금세탁이 늘어날 수 있다”며 “법 개정 전까지 정부가 담당 기관들을 모아 한시적인 대응 방안이라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가이드라인조차 내지 않아 개별 은행들만 바쁘다”며 “외환 거래 부서들이 의심 거래를 거르고 있지만 한계가 있으므로 금융당국이 정확한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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