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국 日·대만도 '탈(脫)탄소' 투자에 팔 걷었다

동아시아의 전통적 제조업 강국 일본과 대만이 금융을 통한 에너지전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 강국들은 필연적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탈(脫) 탄소'를 위한 투자가 불가피한데, 여기엔 돈이 많이 든다. '경제의 윤활유'인 금융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다.


세계적인 에너지컨설팅업체 아르거스 미디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재 '에너지전환 투자 환경개선을 위한 금융기관 지침'을 개발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자금 융자시 경제성 외에도 환경기여도를 반영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해당 지침은 기후전환 자금을 제공하는 지역 금융기관에 적용된다.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과 환경성은 해당 지침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오는 5월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일본 정부는 워킹그룹을 구성해 철강과 화학, 발전, 가스, 해운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군에 '2050년 탈탄소 목표를 향한 상세 로드맵'을 제공할 계획이다. 일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철강산업은 최근 2050년까지 탈탄소를 탈성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서남해해상풍력단지

대만 역시 에너지전환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만내 ESG 투자액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2114억대만달러(약 8조원)으로 2018년말 312억대만달러(약 1조원) 보다 8배 넘게 증가했다. 아시아 국가 중 최고치다.


대만 정부는 대폭 늘어난 금융기관의 ESG투자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기타 재생에너지원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정책적으로 장려하는 추세다. 투자기회 또한 늘어나고 있다.

금융기관이 에너지전환 투자를 늘리는 것은 경제활동에도 기후변화 등 사회적책임을 강조하는 기조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현재 친환경 투자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ESG에 위배되는 투자를 실시한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금융기관 의사결정에도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과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산업이 겹치는 대만과 일본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국도 적극적으로 에너지전환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금융의 역할 또한 강화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에너지전환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체계를 마련 중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안정적 자금조달을 위한 '녹색보증'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감축량을 평가하는 탄소가치평가를 거쳐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