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보니 마스크 안 써"... '학교=안전지대' 공식 깨졌다

대전에서 학원을 매개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학교, 가족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대전 동구에 위치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이달 9일 대전시가 공개한 코로나19 발생 학교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일부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마스크를 턱에다 걸치는 일명 ‘턱스크’를 하고 이동하는 모습이 찍혔다.

이 때문에 교내에서 방역 지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학교 책임자 등에 대해 과태료 처분 등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후 대전교육청이 "학교에 대한 과태료 처분 계획이 없음을 시청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해프닝은 일단락 됐다.


대전의 사례는 전국 각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교사의 통제 하에 있는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더라도, 쉬는 시간이나 마스크를 벗는 급식 시간 등이 위험하다는 경고는 계속돼왔다. 장애아를 대상으로 한 특수 학교·학급의 경우 마스크 착용 지도가 더욱 힘들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시행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한다.

'실내'란 버스·택시·기차·선박·항공기, 기타 차량 등 운송 수단과 건축물 및 사방이 구획돼 있어 외부와 분리된 모든 구조물을 포함한다. 실외에서 2ｍ 거리 유지가 되지 않거나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일 때에도 마스크를 항상 써야 한다. 한 업소에서 동일인이 반복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적발된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 지도 없이 곧바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종종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서울 모 초등학교 A 교사는 "동료 교사가 학생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지도했다가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 '공개적으로 아이를 모욕하지 말라' 등 강한 항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B 교사는 "대부분은 지도에 잘 따라주지만 일부 아이들은 끊임없이 주지 시켜줘야 한다"며 "심하게 얘기하면 아동학대가 될까봐 지도가 망설여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장애아를 대상으로 하는 특수학교·학급에서는 마스크 착용 지도가 더 힘든 상황이다.

전북 모 고교 특수학급을 지도하는 C 교사는 "아이들이 매일 등교를 시작하면서 쉬는 시간이나 화장실에서만이라도 마스크를 벗기고 학생들의 호흡을 가다듬곤 했다"며 "하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인해 하루에 8~9시간씩 마스크를 벗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되고 수업을 하다 보면 어느새 코나 턱으로 마스크가 쏠려있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에 방역 책임을 물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현행 수칙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제외하면 과태료 부과 원칙은 똑같이 적용된다. 또한 거리두기 조치 대상 다중이용시설 등의 관리자·운영자에게는 시설 이용자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안내할 관리 의무가 부과된다.

교육부는 방역을 위한 인력 5만4000여명을 지원하기 위해 1900억원을 투입했다. 배치 기준은 유치원은 1명, 초·중·고교는 3~5명 수준이다. 하지만 현장의 사각지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C 교사는 "교육부가 방역인원을 늘리도록 예산을 지원했다고 하지만 각 학교에서는 아주 최소한의 숫자만 배정돼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선생님들은 교육전문가이지 방역전문가가 아니다"라며 "정부에서 학교의 방역 사각지대를 살필 방역 인력을 충분히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