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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SSG 랜더스와 나비효과[송정렬의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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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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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네(롯데)가 우리를 울면서 쫓아오게 될 것이다.” 유통 라이벌 SSG랜더스(이하 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2021 프로야구’ 개막전을 앞둔 지난 3월 말. 랜더스의 신임 구단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오디오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던진 말이다. “롯데가 본업(유통)과 야구단을 잘 연결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는 뼈 때리는 ‘디스’를 하면서다. 정 부회장은 “올해 구단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며 유통과 야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재계에서 경쟁사에 대한 언급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금기사항이다(‘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일부 예외를 제외하곤). 특히 CEO(최고경영자) 등 높은 자리의 인물일수록 더욱 그렇다. 오너인 정 부회장의 이날 발언은 자신감의 표현을 넘어 롯데에 ‘의문의 1패’를 안겨준 도발이었다. 발언의 임팩트는 셌다. 야구팬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격하게 환호했다.

 사실 야구장보다 유통시장의 장외전이 먼저 불붙었다.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롯데마트가 의외로 선공에 나섰다. 지난달 말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는 제목의 자료까지 내며 총 2000여개 품목에 대해 1000억원 규모의 할인판매로 포문을 열었다. 이마트 역시 ‘랜더스데이 할인행사’로 맞불을 놓았다.

 랜더스의 연고지 인천은 사실 정 부회장에겐 ‘아픈 손가락’이다.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다툼에도 신세계는 2018년 인천 상권의 랜드마크였던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롯데에 넘겨주며 눈물의 철수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 인천은 롯데 천하다. 그래서 랜더스 인수는 인천 상권을 탈환하기 위한 정 부회장의 설욕전의 첫 단추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래저래 스토리가 넘쳐난다. 무엇보다 e커머스(전자상거래)에 밀리고, 코로나19(COVID-19)에 치여 기죽어 지낸 롯데와 신세계가 모처럼 강한 승부욕을 보인다.

#‘최저가보상제’라는 단어가 유통시장에 다시 나타났다. 이마트가 지난주 전격적으로 최저가보상제를 선언하면서다. 2007년 폐지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타깃은 뉴욕증시 상장으로 4조원을 수혈한 쿠팡이다. 쿠팡이 ‘로켓배송상품 무조건 무료배송’ 캠페인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자 최저가보상제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마켓컬리도 최저가정책을 발표하는 등 최저가경쟁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했다. ‘더이상 밀려서는 생존이 어렵다’는 유통업체들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최저가 경쟁의 양상은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대형마트나 e커머스 등 동종업체간 국지전이 아니다. 업종간 경계는 사라진 지 오래다. 롯데·신세계 등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부터 쿠팡·이베이·위메프 등 e커머스업체, 네이버·카카오 등 IT(정보기술)업체까지 다양한 이종업체가 뒤엉켜 난전을 벌인다.

 최저가경쟁이 결국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참전한 유통업체들은 수익악화라는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입점업체나 협력업체들도 비용전가로 애꿎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가격전쟁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소비가 늘면서 시장 파이도 커질 것이다. 도태되는 기업도 있겠지만 그 과실을 누리는 기업도 나올 것이다. 이게 시장의 원리다.

 물론 시장이 완벽할 수는 없기에 정부, 국회 등 심판들의 역할도 필요하다. 다만 그 개입은 최소한이어야 한다. 과도한 규제는 시장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재보선이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복합쇼핑몰의 의무휴업 대상 포함 등 시장 현실과는 동떨어진 유통규제 입법 추진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포퓰리즘으로 잉태된 규제들이 사라진 공정한 유통시장에서 플레이어들이 원 없이 경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랜더스의 선전은 나비의 날갯짓처럼 장외 유통시장의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유통업체가, 유통업이 사는 길이다. 야구팬은 아니지만 ‘창단 첫해 우승’이라는 랜더스의 야심찬 목표달성을 응원하는 이유다.

정용진의 SSG 랜더스와 나비효과[송정렬의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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