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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오동희의 思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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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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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電子, -e로 표현)의 흐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가 미국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용 웨이퍼를 손에 들고 흔드는 장면은 세상의 흐름이 전자를 다루는 반도체에 의해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이 200mm 웨이퍼냐 300mm 웨이퍼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1942년생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태어났을 당시에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반도체라는 물건이 1948년 첫 모습을 드러낸 후 반도체는 물이나 공기와 같은 존재로 인류에게 다가왔고,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나 배터리는 모두 전자의 흐름인 전류의 제어를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물건들이다.

반도체는 전류를 보내기도, 정지시키기도 하는 절반만 도체인 물질이고, 배터리는 화학적 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잠시 저장해두는 방과 같다.

이런 전자소재들을 우리 인류의 편의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 전자산업이고, 이 전자산업을 누가 주도하느냐로 세계의 패권이 갈리는 시대가 됐다.

원래 전자산업은 전세계 패권다툼을 하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 인류를 움직여왔다.

단적으로 우리의 인체도 전자기력으로 결합돼 있다. 개개인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우리 몸속의 원자들간 서로 당기는 힘인 전자기력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심장이 뛰는 것도 자율박동세포와 심장수축세포에 전달되는 전자기적 신호에 의한 것이고 우리 뇌의 뉴런과 시냅스도 전기적 흐름으로 작동한다.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산소를 공급하는 식물의 광합성도 광전자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지구와 인류의 모든 것이 전자를 제어함으로써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전자시스템을 현실에서 하나둘 실현한 것이 오늘날의 전자산업이다.

초기에는 전화회사 AT&T의 전화 교환직원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개발된 반도체는 군사용으로 적극 활용되면서 급속도로 발전됐다.

적을 공격하는 미사일을 가볍게 하기 위해 미사일 탄두에 들어가던 진공관 같은 부품을 반도체로 교체하면서부터다.

1950~60년대 우주개발 시대를 거치면서 군비 경쟁도 치열해졌고, 대부분의 첨단 기술은 우주왕복선이나, 핵항공모함, 초음속전투기, 미사일 등 군용으로 개발된 것이 민간에 기술이전된 것이다.

이런 전자산업도 사실상 더 깊이 들여다보면 실상이 보이지 않는 허구의 세상 같기도 하다.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제안한 불확정성의 원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류 역사상 전자를 실제 관측한 사례는 없다. 그냥 확률적으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전자를 지배해야만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같지만, 사실이다.

반도체 전쟁과 배터리 전쟁에서 우리는 경험했다. 보이지 않는 전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반도체가 없으면 인류의 작동은 사실상 멈추게 된다. 일부 자동차용 반도체가 부족한 것으로도 전세계 자동차 생산업체의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상태는 이를 잘 보여줬다.

바이든이 웨이퍼를 흔드는 자리에 국내 삼성전자를 불러낸 것도 자국이 갖지 못한 '전자 통제권'을 가진 한국기업을 강대국 미국의 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배터리 등 다른 전자소재부품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공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된다. 중국의 대체재로서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분쟁이 지속되는 것을 원치 않은 미국의 힘이 양사 분쟁을 종결시켰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압력도 만만치 않게 전개될 것이다.

전세계는 보이지 않는 전자의 지배권을 두고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먼지 같은 권력투쟁과 이념전쟁에만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볼 일이다.

약하지만 우리가 가진 전자 지배력을 활용하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과 기업가에 힘을 실어주고, 모두가 힘을 합쳐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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