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온 수상한 전화…우체국 직원이 날릴뻔한 3.6억 구했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임종철 디자이너 기자

우체국 직원이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대처로 3억6000만원의 보이스 피싱 피해를 막았다.

15일 우정사업본부 서울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상계10동 우체국을 찾은 A씨는 세입자에게 받은 전세보증금 3억6000만원을 예금하면서 L신용카드사와 계속 전화 통화를 했다.

이를 지켜보던 우체국 직원 B씨가 통화 내용을 물어보자 A씨는 "아들이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면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더니 100만원이 결제돼 카드사와 통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B씨는 아들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를 직감하고 전화를 끊게 한 후 신속하게 우체국계좌를 확인했고, A씨 명의의 모 은행으로 5000만원이 이체된 것을 확인했다. B씨는 A씨에게 해당 은행 계좌에 대한 출금정지 신청을 안내하고 정지신청을 진행했다.

정지신청 진행 중에도 A씨의 계좌에서 타인의 모 은행 계좌로 3차례에 걸쳐 190만원이 이체되자 즉시 출금을 정지하기도 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A씨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오픈뱅킹을 개설해 이체한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A씨의 비밀번호를 변경해주고 경찰에도 사기 사실을 신고해 A씨의 재산 피해를 막았다.

B씨는 "우체국에선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어 당시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신속하게 대처해 피해를 막았을것"이라며 "국민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우체국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80건의 피해를 예방해 97억원의 소중한 재산을 보호했다. 특히 전국 우체국에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사례집을 비치해 고객들이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