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매달리는 모습에…돈 뜯으려고 혼인신고한 20대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사귀던 남성과 혼인신고를 한 2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 6단독 김택우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30)에게 징역 5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3년 5월까지 피해자인 남편 B씨에게 총 5200여만원을 차용 등 명목으로 뜯어낸 뒤 고의로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연애경험이 부족한 B씨가 교제 전부터 자신에게 매달리는 모습에 범행을 계획했다.

B씨와 교제할 당시 A씨는 연회비, 가족들 보험금, 가족 빚 변제금, 할머니 집 리모델링 비용 등 총 2500여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A씨는 버스비 등 사소한 비용도 요구했고, 이유를 묻지 말라며 크게는 30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B씨는 A씨의 금전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A씨와 혼인신고를 하게 된 B씨는 A씨 친부의 연대보증까지 서게 됐다. B씨는 "아버지와 꼭 갚겠다"는 A씨의 말만 믿고 2700만원에 달하는 채무 금액을 떠안았다.

B씨는 뒤늦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혼인무효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그러나 B씨는 피해를 모두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A씨를 형사 고발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뒤늦게 합의를 시도했으나 돌려준 돈은 고작 1150만원이었다.

재판부는 "혼인신고를 했던 특수한 인적신뢰관계를 배반하고 범행했고 이 사건 공판절차 중 형사합의를 했음에도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아 피해자가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일부 피해를 회복한 점과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피해회복의 기회를 주고자 곧바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