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비트코인, 내재가치 없다…금융 위험 키워"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유효송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 "지급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제약이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관련 투자가 금융안정 리스크(위험)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암호화폐 관련 질문에 "한은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투자증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총재는 국회 상임위원회 등에서 암호화폐의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이 총재는 "암호화폐는 가치의 적정수준, 적정가격을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국내 거래가격은 이날 오전 9시까지 8080만원대를 기록하다 이날 오전 11시 7800만원대로 급락했다.

그러면서 "변동성 때문에 때문에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와 투자자 관련 대출이 부실해지면서 금융안정 리스크가 크다"며 "많은 나라에서도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고 투자가 증가하는 데 대해 우려하는 시각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업비트 캡처

암호화폐의 내재가치가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암호화폐가 지급수단으로 사용되는 데는 제약이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최근 발언을 보면 비슷한 시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14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재계모임인 워싱턴경제클럽 행사에서 "우리는 암호화폐를 투기를 위한 수단으로 본다"며 "지급수단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 'CBDC'로 인한 영향에 대해서는 "분명히 영향은 줄 것"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다르고 CBDC 발행까지 상당기일이 소요되므로 당장 투기수요에 대한 영향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