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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을 다 가지려 했던 게 마윈의 죄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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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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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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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사진=AFP
/사진=AFP
“정말 외계인처럼 생겼네”. 2007년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마윈을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이었다. 당시 마윈은 강연을 위해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을 찾았고 마침 MBA과정에 재학중이던 필자는 먼 발치에서 마윈을 봤다.

강연 마지막에 마윈은 “1999년 알리바바를 창업하기 전 주변 지인 23명에게 의견을 물어본 적이 있다”며 “몇 명이 찬성했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마윈은 22명이 반대하고 단 한 명이 찬성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마윈은 시대를 앞서갔고 다른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실행력이 있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15일 기준 마윈의 재산은 490억 달러(약 55조원)에 달한다. 전 세계 부호 중 26위다.

알리바바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윈은 기업이 사회를 위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믿었고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성장하고 나서는 돈을 넘어선 사회적 영향력을 원했다.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에 참석해 대부분 국유은행인 중국 은행들이 ‘전당포’ 수준이라고 중국 정부에 직격탄을 날리기 전, 마윈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마윈은 중국에서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불문율을 어겼다.

돈과 권력을 다 가지려 했던 게 마윈의 죄 [차이나는 중국]


중국 부호리스트는 살생부?


매년 발표되는 후룬연구원의 중국 부호리스트는 2000년대 중반부터 농담삼아 살생부로 불려왔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중국 부호순위에 오르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되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중국 정부의 주목도 받게 되면서 탈세나 뇌물공여 등 불법행위가 드러나 낙마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황광위 사건이다. 2008년 중국 갑부 자리에 올랐던 황광위는 그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고 뇌물공여, 배임혐의까지 드러나면서 12년을 감옥에서 지내다가 지난해 가석방됐다.

이런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중국 부호에게 가장 중요한 처세술은 ‘로우-키’(low-key)가 됐다. 중국 부호들은 대중의 시선 앞에 나서지 않고 절대로 사회적인 문제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공개적인 목소리는 중국 공산당이 원하는 방향과 일치할 때만 낸다. 매년 3월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양회는 중국 기업가들이 정협위원으로서 자신과 중국 정부의 이익이 일치하는 정책을 제안할 좋은 기회다.

지난 11월 상장을 불과 며칠 앞둔 중국 최대 핀테크기업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중지한 데 이어, 지난 10일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알리바바에 182억2800만 위안(약 3조1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때렸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인터넷업계를 좌지우지하는 텐센트도 반독점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게다가 텐센트는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게임업체라서 게임 중독·유료아이템 등 논란의 소지가 더 크다.

마화텅과 마윈/사진=AFP
마화텅과 마윈/사진=AFP
하지만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철저히 로우-키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양회에서도 플랫폼 경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안건을 제출했다. 정부 정책에 절대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않겠다는 스탠스를 확실히 한 것이다. 마윈이 공개적으로 중국 국유 은행들을 전당포에 비교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 3월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베이징에서 개최된 양회에 참석하는 김에 시장감독관리총국과의 면담을 요청해 만나는 등 적극적인 소통행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거대 산업자본으로 성장한 중국 인터넷기업


중국 정부가 지난 11월 ‘플랫폼 경제 반독점 지침’ 입법 예고안을 발표하고 2월부터 시행하는 이유는 정책적인 필요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성장한 인터넷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 정유, 철강, 통신산업이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에게 넘겨 준 독점산업이라면, 인터넷은 중국 민영기업에게 할당해 준 독점산업이다. 외국기업은 중국에서의 게임 퍼블리싱이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문제는 2010년 이후 중국 인터넷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거대한 산업자본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게임업체인 텐센트는 우리 돈으로 시가총액이 각각 약 730조원과 약 86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으로 변했다.

배달음식, 공유차량서비스, 인터넷은행 등 모든 분야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투자한 기업이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피할 수 없는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약 53조원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1590조원, 카카오의 약 30배다. 중국 시장이 우리보다 훨씬 크기도 하지만, 중국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양사의 영향력은 우리가 카카오로부터 느끼는 영향력보다 클 것이다.

불평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급으로 인정받는 브랑코 밀라노비치 교수는 저서 ‘홀로 선 자본주의’에서 “과거 중국의 권위주의 국가들은 부유한 상인들이 국가를 위협하지 않는 한, 한마디로 그 상인들이 너무 커지지 않는 한 평화롭게 내버려두었지만 항상 그들을 경계했다”고 말한다.

또한 지금의 중국 “정부도 부르주아 이익에 도움을 주지만 부르주아가 국가의 목표에 반하지 않을 경우에만 그렇게 한다”고 덧붙였다. 마윈의 목표가 국가의 목표에 반하는 순간, 마윈의 사회적 영향력은 끝나도록 정해졌다.

반독점법을 내건 중국 정부가 원하는 건 ‘민영’ 인터넷기업 길들이기다. 특히 권력자가 비공개적으로 돈을 가질 수 있을지 몰라도 돈을 가진 사람이 권력까지 가질 수는 없다. 기업가가 가질 수 있는 권력인 사회적 영향력은 공개된 권력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공개적인 권력은 중국 공산당만이 가질 수 있다.

중국 1위 부호에 오를 정도로 돈을 가진 마윈이 권력까지 가지려고 했던 게 마윈의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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