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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프렌즈' 되랬더니, 고신용 고객만 쓸어담은 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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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관 기자
  •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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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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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카카오, 혁신과 포식 사이 (下)

[편집자주] '카카오식 혁신'이 시험대에 올랐다. 5000만 국민이 활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압도적 플랫폼을 앞세워 다양한 산업군으로 공격적 확장에 나서는 가운데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온다. 이른바 '갑카오' 논란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료화에 택시업계가 반발하는 게 대표적이다. 금융권에서도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이 기존 업권과 충돌하고 있다. 혁신기업으로 주목 받아온 카카오가 본격적인 포식성을 드러냈다는 평가와 함께 카카오 경계령도 커졌다. 카카오의 사업확장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상과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본다.
"플랫폼+약한 규제 덕, 카카오페이가 무슨 혁신?"

서민의 '프렌즈' 되랬더니, 고신용 고객만 쓸어담은 카카오뱅크
“금융산업은 규제가 굉장히 엄격하지만 빅테크(IT대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카카오톡이라는 독점적 플랫폼과 약한 규제를 등에 업고 카드사보다 높은 수수료로 커 왔다. 금융뿐만 아니라 진출한 모든 분야에서 카카오의 정책이 다 이런 식인 것 같다. 이걸 혁신이라고 할 순 없지 않나.(금융당국자)”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카카오톡이라는 국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신저에 기대어 별다른 혁신적인 서비스나 상품 없이 기존 금융사를 이용하면서 규제를 우회해 수수료 따 먹기에 골몰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고, 올해 카카오페이보험사도 설립한다. 곧 상장도 한다. 지급결제에다 증권,보험까지 영위하면서 성장가도를 구가한 것은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한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을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은 정체된 업권에 혁신적인 서비스 도입을 원했다. 그러나 실상은 결제나 기존 금융 상품의 광고 수수료를 챙기거나 규제 밖에서 기존 업권의 서비스를 이용만 하고 있는 수준에서 나아가지 못한다. 카드업계는 “카카오가 지금 하는 것은 결제대행업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한다.

카카오페이의 주요 비지니스모델인 수수료 수준도 낮지 않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공개한 카카오페이의 직불결제 수수료율은 매출 3억원 미만 1.02%,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 1.23%,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1.5%, 10억원 이상 30억원 미만은 2.39% 등이다. 체크카드는 같은 구간에서 0.5%, 1.0%, 1.1%, 1.3% 등이다. 특히 영세소상공인이 집중돼 있는 매출 3억원 미만 구간 수수료율은 카카오페이가 체크카드보다 2배 이상 높다.

그렇지만 카카오페이의 수수료율을 제어할 규제는 없다. 카드사가 여신전문금융업법과 하위법령에 따라 3년마다 수수료율 적격 비용을 산정해 적용해야 하는 것과 대조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250억 적자를 냈다. 적자폭을 대폭 줄이거나 흑자전환을 위해 수수료율을 임의로 3배 이상으로 올린다고 해도 아무런 제동장치가 없는 셈이다.

빅테크들이 최근 연체율이 높아져 부실 가능성이 큰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 투자 상품 광고·중개 시장에서 발을 빼는 추세지만 카카오페이가 여전히 관련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광고 수수료율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직불결제 수수료가 높은 건 카드사에 없는 펌뱅킹 수수료가 발생하는 구조여서일 뿐 과도한 수익을 남기려는 의도는 아니다”며 “카카오페이의 수수료는 수익모델이 아니라 최소한의 운용비용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도 계좌 결제 수수료가 있고, 이는 이미 체크카드 수수료에 포함이 돼 운용된다"며 "간편결제만 특별히 수수료를 더 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건 타업권에 대한 몰이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빅테크의 혁신을 기대했던 금융당국은 최근 지원 일변도의 방침에서 선회했다. 규제망을 촘촘히 하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약 2조원 규모인 간편결제·송급업자들의 고객 선불충전금 이용낵역 전수조사가 결정된 게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가 3211억원으로 전체의 15%가량을 차지한다. 원칙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대상이 아닌 네이버와 카카오도 대출상품비교서비스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금융상품을 판매·대리·중개하면 법 적용을 받게 할 계획이다.

국회에 상정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전금법 개정안)은 빅테크가 합병·분할 할 때 금융당국 승인이 수반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마이데이터 심사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중단된 것도 금융당국이 과거보다 엄격한 기준을 세워 빅테크 등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로 대표되는 빅테크가 이렇게 급속도로 커져 금융업 전반적인 영향을 주게 될 지 몰랐던 것”이라며 “규제가 산업을 못 따라간 건데 지금이라도 빨리 보완하고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30조원 평가 카뱅, 혁신보다 규제 특혜 값?



혁신적 신용평가+중금리대출 모델 기대한 당국 "혁신이라기엔 미흡"

서민의 '프렌즈' 되랬더니, 고신용 고객만 쓸어담은 카카오뱅크
장외시장 시가총액 34조원. 월 순수 이용자 수(MAU) 1위. 은행권 ‘메기’ 카카오뱅크가 올린 기록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목적과 명분에 비춰 볼 때 취지를 살리지 못한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다. 바꿔 말하면 ‘절반의 실패’다. 금융업 본질보다는 플랫폼 면에서 혁신을 이뤘지만 금융상품과 서비스에서의 혁신은 미흡했던 탓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2019년 1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시행하면서 ‘금융혁신과 은행업의 건전한 경쟁, 금융소비자의 편익 증진’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국회를 설득해 특례법까지 제정한 명분은 ‘중금리대출 활성화와 이를 통한 포용금융 확대’였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소비자의 편익’ 면에서는 진전을 이뤄냈다. 간편하고 직관적인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신세계를 열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패턴, 숫자 비밀번호 인증은 기존 은행이 시도조차 못한 로그인 방식이었다. 단순한 화면 구성을 선보인 점도 복잡한 은행업무에 지친 소비자를 유인할만 했다. 기존 은행들도 ‘카뱅 따라잡기’에 나서면서 소비자 편의성이 덩달아 좋아졌다. 카카오뱅크는 이런 점에서 기존 은행과 달랐다. 하지만 각종 규제에 얽힌 은행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이러한 플랫폼, IT(정보기술) 면에서의 혁신 말고 상품군 구성, 서비스 등 금융업의 본질적 측면에서는 기존 은행권과 차별점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는다. ‘금융혁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을 끌어올린 건 분명하지만 아직 은행이라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이제는 기존 은행 앱과 기능 면에서 차이도 없다”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등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예·적금, 대출 등 상품군이나 서비스 면에서는 기존 은행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업의 건전한 경쟁’이란 점에서 첫 단추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게 기존 은행의 시각이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거대한 플랫폼, 넓은 고객 저변, 막강한 캐릭터 자산이 있었기에 고객을 단숨에 끌어모았고, 여기에 당국의 규제 특혜가 더해져 독주체제가 가능해졌다.

금융당국은 규제 특혜를 준 취지와 달리 중저신용자를 외면하고 고신용자를 우선한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조380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취급했다. 전체 대출(20조3133억원)의 6.79%에 해당한다. 전년의 경우 중금리대출 규모는 9800억원으로 총대출(14조8803억원) 대비 6.59%였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고신용자 대출을 주로 공급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에서 신용등급 1~4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건수 기준 93.59%, 금액 기준 98.46%로 압도적이었다. 5~6등급의 비중은 건수 기준 5.54%, 금액 기준 1.37%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혁신적 신용평가 모델로 다른 영업방식을 기대했던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들 수 밖에 없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출 계획과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개선점을 찾기로 했다. 금융위는 카카오뱅크에서 받은 계획서를 토대로 피드백을 내놓을 예정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대출 면에서 상당히 미흡하다고 보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며 “이제는 기본적인 체계를 갖췄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집중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 확대를 약속하면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 지난 2월 고신용자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0.34%포인트 올린 반면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따른 중신용대출 금리는 최대 0.6%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하반기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자체 신용평가 모델도 고도화하고 있다.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와 비교해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혁신적 신용평가 모델로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늦어질수록 혁신의 속도보다 특혜의 속도가 빨랐다는 비판을 정부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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