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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판]"나 택시, 잘 지냈어?" 전화에 소름…택시앱에 항의하자 "차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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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희 법률N미디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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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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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 관련없는 이미지입니다/사진=뉴시스
본문과 관련없는 이미지입니다/사진=뉴시스
택시 호출 어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승객의 개인 전화번호로 사적인 연락을 한 택시기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30대 A씨는 지난달 17일 '티맵택시'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했습니다. A씨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택시 도착이 늦어졌지만 앱을 통해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위치를 설명한 후 무사히 택시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평소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A씨를 경악시킨 상황은 귀가를 마친 뒤에 발생했습니다. 방금 전 탔던 택시기사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기 때문입니다. "택시가 필요할 때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A씨는 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된 택시기사가 사적으로 연락을 시도한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A씨는 곧장 티맵택시 측에 항의했으나 "해당 기사의 전화번호를 차단하라"는 답변만이 돌아왔을 뿐입니다. 결국 A씨는 카카오톡에서 기사를 차단하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더욱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합니다. 메시지를 차단당한 택시기사가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겁니다.

택시기사는 전화를 받자마자 "나 누군지 알아? 택시. 잘 지냈어?"라며 대뜸 반말투로 말을 건넵니다. A씨가 이의를 제기하자 택시기사는 "단골 손님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불쾌하게 느꼈다면 사과한다"고 말합니다.

택시호출어플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여과없이 노출돼 발생한 상황인데요.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자 티맵택시 측은 뒤늦게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티맵택시 측은 승객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을 도입하는 한편, 피해보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JTBC 뉴스 갈무리
/사진=JTBC 뉴스 갈무리
◇택시호출앱 이용 후 휴대폰 번호 노출

고객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한 택시기사는 물론 고객 개인정보보호에 소홀했던 티맵택시 측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원칙적으론 개인정보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불법행위를 행한 A씨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때에 따라 택시기사를 고용한 회사도 책임을 분담합니다. 다른 사람을 이용해 특정 사무에 종사하게 한 사용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를 집행하면서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이때 티맵과 택시기사가 서로 고용관계에 있는지를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유형의 회사는 고객이 앱을 통해 택시 배차를 고객 주변의 기사들이 수락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기사들에겐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회사가 아닌 고객이 이들의 근무태도 등을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듯 근로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플랫폼을 통해 근무하는 이들은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로 불리며 법적으로 개인사업자에 속하는데요.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택시 앱 회사가 기사의 업무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기사들의 고객의 '요청콜'을 시스템상으로 거부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플랫폼 측이 사실상 기사들을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있었다면 이들 또한 사용자로 인정합니다.

티맵 측이 노동법상 사용자인지의 여부는 기사들의 근로형태를 구체적으로 따져본 후 파악할 수 있을 텐데요. 그러나 이들이 법적 사용자든 아니든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은 문제를 저지른 기사에게 있습니다. 티맵이 사용자가 아니라면 과실책임주의에 따라 당연히 기사가 100% 손해배상을 해줘야 합니다.

설령 사용자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피용자의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나 그렇게 했음에도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사용자 책임이 조각됩니다. 이 사건 또한 티맵이 사용자 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개인정보 무단 사용 자체가 과실이 아닌 명백하게 고의적인 기사 본인의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정보 무단 사용, 가벼운 사안 아냐

기사 또한 가벼운 생각으로 건 전화 한통에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수 있습니다. 근무 중 알게 된 타인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개인정보처리자가 수집한 개인정보를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기서 개인정보처리자는 업무를 목적으로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자를 의미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제71조) 택시기사의 경우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하는데요. 이들에게도 동법이 적용됩니다.

이때 A씨의 전화번호가 '업무상 알게 된 타인의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입니다. 티맵택시앱은 승객의 휴대전화 번호를 안심번호로 변환해 기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A씨가 직접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기사가 해당 번호를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업무상 일시적으로 알게 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한 행위도 현행법 위반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아파트 관리소장이 일을 하던 중 손에 넣게 된 동대표 해임동의서를 동대표에 보여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동대표는 해임동의서에 적힌 주민의 전화번호를 적어뒀다가 형사고소하는 데에 이를 이용했는데요. 1심과 2심은 관리소장을 개인정보처리자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개인정보처리자 이외의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침해행위도 방지해야 한다"며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글: 법률N미디어 정영희 에디터
[법률판]"나 택시, 잘 지냈어?" 전화에 소름…택시앱에 항의하자 "차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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