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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술 더 뜬' 檢 과거사조사단의 '내로남불'...사라진 檢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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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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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1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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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사건 조사 당시 재수사를 목적으로 여론전을 펼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 특정 피의사실이나 검증되지 않은 진술을 언론에 유출하는 방법이 사용됐는데, 검찰 개혁을 위해 만든 조직이 사용한 방법으로는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대화방에서 여론전 의논...특정 방향으로 보도 유도해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상조사단이 검찰에 김 전 차관 재수사를 권고한 다음날인 2019년 3월26일 '윤중천과 친한 A 변호사가 김갑배 과거사위원장과의 친분 때문에 조사에서 누락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익명 투서가 언론에 보도된다. 한국일보가 공개한 진상조사단 내 단체대화방 메시지에는 이 익명 투서로 조사단 구성원들이 여론전을 펼친 정황이 드러난다.

조사단원 중 한사람이 "전체 그림에 도움이 될까요? 출처가 정확치 않은 내용을 내놨다가 혹시 역풍이 있을까 싶어서"라고 우려를 표하자, 다른 조사단원이 우려에 반박하며 이 변호사가 누군지 유추할 수 있을 정도까지 자료를 공개했다.

이후 해당 변호사의 실명까지 언론에서 거론되자 여러 조사단원들이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 조사단원은 "내일부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셈법이 복잡해지겠다. 정치공세라 주장해 왔는데, 여당 쪽 인사로 분류되는 자(A 변호사)가 나왔으니"라며 "오늘 편지 공보의 가장 큰 수확이며 내일부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란 말까지 꺼냈다. 야당이 정치적 공세라며 검찰 재수사에 반대했지만, 이번 보도로 반대할 명분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익명 투서 공개를 놓고 A 변호사 출석 압박용이라거나 조사단 활동 기간 연장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김갑배 과거사위원장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단체대화방 내용을 종합해보면 이같은 의도는 물론이고 김 전 차관 검찰 재수사를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 접대설' 보도가 나오자, 단체대화방에는 "아주 끈질긴 기자들이 있으면 구두로 별장에서 한상대 명함이 확보된 적 있다는 정도의 멘트는 무방할 것 같다"는 메시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상대 전 총장이 성접대를 받은 것처럼 연상되도록 언론 대응 방침을 정한 것이다.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라더니 개혁 위한 조직이 그대로 답습


수사에 유리한 부분을 언론에 유출시키는 수법은 과거 검찰이 대형 수사에서 여론전을 할 때 자주 썼던 수법이다. 이 정부는 이를 개혁 대상으로 규정한 바 있다.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때 압수수색에서 특정 문건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당 대표가 나서 이같은 수사 방식을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라고 규정하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검찰의 과거 인권 침해 및 권한 남용 의혹이 있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탄생했다. 검찰 개혁을 위해 출발한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이를 그대로 악용한 것을 두고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화를 보면 특정 사건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는 대화에서 사라지고 피의사실 유포 등에 대한 의식도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의사실 유포를 막겠다는 검찰 개혁이 내로남불이었다는 지적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자기편에 대한 피의사실 유포에 대해서만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범계 법무부장관은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보도 경위를 살펴보라는 지시를 했다. 그러나 자신의 SNS에 4차례에 걸쳐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의혹 사건 관련 글을 게시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나, 야당 후보를 비난한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개혁도 정치적 중립성을 가지고 이뤄져야 하는데 자기편만 챙기는 개혁에 대한 반감이 크다"며 "김 전 차관 사건은 이같은 반감을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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