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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 법적으로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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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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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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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삼성물산 합병 재판 7대 쟁점 분석](1)합병비율


22일부터 시작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1명의 삼성 임원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 재판의 핵심 쟁점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1대 0.35)은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이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했다. 이 재판의 핵심쟁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부당한지 여부다. 또 후에 합병을 정당화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느냐는 것이다.

합병비율의 부당성 여부는 그 비율 산정이 법에 위배됐는지를 따지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은 법에 위배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비율을 맞추기 위해 주가조작이 있었는지를 검증하면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재판에서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 중 충수염 수술로 잠시 입원했다가 지난 4월 15일 재수감됐다. 새로 시작된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이 22일부터 시작된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재판에서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 중 충수염 수술로 잠시 입원했다가 지난 4월 15일 재수감됐다. 새로 시작된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이 22일부터 시작된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합병비율 계산은 적법하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 0.35로 불공정했다는 게 헤지펀드인 엘리엇이나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 그리고 검찰의 주장이다. 자산기준으로 평가하라는 엘리엇과는 달리 경제개혁연대나 검찰은 합병비율 계산방법에 대해서는 이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유는 법에서 정한 방법으로 합병비율을 정했기 때문이다.

상장사의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제176조의 5: 합병의 방법 요건)에 정해 놨다. 따라서 이 계산법에 따랐느냐, 아니냐가 핵심 쟁점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나 합병계약 체결일 중 앞선 날의 전일을 기준으로 △1개월 종가평균 △1주일 종가평균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한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비계열사간 합병시에는 30% 범위 내에서, 계열사간 합병의 경우 10% 범위 내에서 할증, 할인한 가격에서 합병가격을 정하도록 돼 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 법적으로 문제 없다

2015년 5월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당시 제일모직 평균주가는 15만 9294원, 삼성물산 평균가는 5만 5767원이다. 합병비율이 1대 0.35008로 정해진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펀드 등이 주장한 것처럼 자산규모나, 매출이나 이익규모를 감안해 합병비율을 정하면 오히려 위법이다"며 "합병비율의 계산방법은 위법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합병비율을 위한 '주가 조작'은 공소내용에 없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의 가치는 높게,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게 평가받도록 삼성이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18년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테스크포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1년 6개월에 걸친 수사를 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 외부 자문사, 주주 투자자, 관련 전문가 등 약 300명에 대해 860회 상당 조사 및 면담 진행, 서버 PC 등에서 2270만 건(23.7TB) 상당의 디지털 자료를 압수 분석했다. 하지만 정작 합병비율 조작을 위한 주가조작을 했다는 내용은 공소사실에 적시하지 않았다.

재판은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해 공소를 제기한 범죄사실만을 다투게 돼 있다. 그동안 합병 과정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내렸다는 주장들은 검찰이 언론 등을 통해 했다. 하지만, 정작 공소사실에 합병비율 관련 '주가조작'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아 이를 다투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도 "만약 합병 비율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조작했다면 그 자체로 범죄행위가 되겠지만 이 사건 공소장에는 그러한 공소사실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검찰의 장기간 수사 끝에 합병비율이 의도적으로 조작됐다는 의심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오히려 밝혀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는 부풀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합병비율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뒤늦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주장한다.

2015년 합병 당시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분율 46.3%)의 가치를 국민연금은 6조 6000억원, 삼정회계법인은 8조 6000억원, 안진회계법인은 8조 9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948,000원 상승82000 9.5%)의 총가치는 국민연금 14조 2000억원, 삼정 18조 5000억원, 안진 19조 3000억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검찰은 안진의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을 해왔다. 안진 평가는 4월 20일 현재 약 55조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의 34% 내외 수준이다. 오히려 구 제일모직 주주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해야 할 판이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 법적으로 문제 없다

엘리엇펀드처럼 삼성전자 (80,100원 상승1600 2.0%) 주식을 많이 보유했던 삼성물산 (140,000원 상승7500 5.7%)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자산기준으로 평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가는 단순히 자산의 대소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현재 삼성물산 주가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20일 현재 약 26조원이다. 같은 기간 이 회사가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유지분(43.44%)의 가치가 약 24조원, 삼성전자 보유지분(5.01%) 가치가 약 25조원이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두 회사 지분가치만 합치도 49조원으로 현재 삼성물산 시가총액의 2배에 육박한다. 상장사의 자산을 기준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법에도 어긋나지만, 시장에서의 기업의 가치와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본시장법에 따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법적으로나 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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