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겨냥한 中시진핑 "내정간섭 안돼, 중국은 패권 추구 안해"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베이징에서 영상을 통해 하이난에서 개막한 보아오포럼(BFA) 연차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세계가 경제 협력을 해야 한다면서도 미국 등 다른 동맹국들의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20일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화상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그 누구의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며 "국제 문제는 협상과 토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고, 각국의 운명은 자국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국가나 몇몇 국가가 다른 국가에 자신들의 규칙을 강요해선 안되고, 전세계가 일부 국가의 일방주의에 의해 주도되어서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최근 대만과 홍콩, 신장 위구르 문제 등과 관련, 중국에 압박을 가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미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디커플링(탈동조화) 추진은 시장 규칙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얻는 것도 없이 다른 이들에게 손해만 끼칠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코로나19(COVID-19)가 우리에게 냉전과 제로섬의 사고 방식을 거부하고, 신냉전과 이데올로기 대립에 반대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 역시 최근 미국이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헤게모니가 아니라 정의"라며 "중국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영원히 패권과 확장 등을 추구하지 않고 군비 경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불안정성이 높아졌다며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기후 변화 등의 문제에 있어 국제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연구개발과 생산, 유통 등 모든 방면에서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과 백신을 공동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파리협정 실행 노력 강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