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스토킹 살인' 김태현, 사이코패스 아니다…반사회적 성향"(종합)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취재진이 "마스크를 벗을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스스로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1.4.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 진단 결과, 사이코패스는 아니라는 판단이 나왔다. 다만 김태현에게 '반사회성' 같은 일부 특성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20일 김태현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결과 "반사회성 등 일부 특성이 나타나긴 했으나 사이코패스 진단을 내릴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6일부터 김태현을 상대로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심층면담하며 모은 구술자료를 분석하면서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지 결론을 내기 위해 토의해왔다.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로, 평소 정신병질이 내부에 잠재돼 있다가 범행을 통해 밖으로 드러나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찰은 정신병질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척도인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를 이용해 사이코패스 여부를 진단한다.


대인관계, 정서성, 사회적 일탈여부를 확인하는 20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항목을 0~2점으로 배점해 최대 40점까지 줄 수 있다.

각 문항은 피검자의 생애 전반을 분석해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사이코패스가 아니더라도 일부 문항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북미지역에서는 3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 경우 사이코패스라고 진단하지만 한국에서는 25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경찰에 따르면 김태현의 PCL-R 점수는 비공개됐지만 그 점수가 사이코패스 진단이 나오기엔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태현이 지속적으로 살인을 계획한 점, 흉기를 구하고 집요한 관계망상을 갖거나 여성에게 적대감으로 희생을 시키겠다는 생각을 한 과정이 있던 점 등을 이유로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해왔다.

김태현은 지난 3월23일 오후 5시30분쯤 해당 아파트를 찾아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난 세 모녀 중 큰딸이 자신과 거리를 두자 스토킹하고 일가족을 살해했다.

김태현은 9일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구속기한을 28일까지 연장한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임종필)는 추가 조사를 마치고 기소할 계획이다.

김태현은 경찰 조사에서는 국선변호인 입회 없이 혼자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 송치 이후에는 변호인 참여권이 보장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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