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원에도 "안팔아"…음성채팅 '디스코드' 상장 준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게임 채팅 스타트업 '디스코드' 인수 논의가 중단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스코드는 자사를 매각하는 대신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 게티 이미지

WSJ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디스코드가 MS를 포함해 잠재적 인수자들에게 자사 매각 논의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대신 디스코드 측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다시 돌렸다고 한다.


디스코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현재는 독립적으로 남아있길 선호한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핀터레스트 출신의 토마스 마르신코스키를 디스코드 첫 최고재무책임자로 영입한 것도 IPO 추진을 위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WSJ는 디스코드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곳이 최소 3곳이라 전했다.

지난달 WSJ는 MS가 디스코드를 최소 100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 보도했다. MS의 디스코드 인수 시도는 소셜미디어 관련 기반 확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왔다. MS는 지난해 여름 비디오 공유 앱인 틱톡의 지분 매입을 추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중 견제정책 등 지정학적 요인이 개입되며 이 시도가 불발됐다.

MS가 디스코드를 인수했다면 2016년 인수한 링크드인을 넘어 소셜미디어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엑스박스 비디오게임 등 MS의 게임 사업과 시너지도 기대됐다. MS는 지난해에는 자사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믹서를 종료시켰다. 아마존 트위치, 페이스북 게이밍 등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면서다.


2015년 설립된 디스코드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무료 문자, 오디오, 비디오 채팅 플랫폼 제공 기업이다. 디스코드는 비디오게임 회사가 아니지만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 중 서로 이야기할 때 디스코드에 의존하기 때문에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이 크다.

팬데믹 발생 후 이용자수는 더 늘었다. 디스코드 측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월 이용자가 1억4000만명으로 2배 늘었고, 지난해 매출액은 1억3000만달러로 2019년 4500만달러 대비 급증했다. 다만 아직 이익은 창출하지 못하는 걸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자금조달 과정에서 평가된 기업가치는 70억달러였다.

한편 MS는 최근 대규모 인수를 연달아 단행하며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이번 달 인공지능(AI) 및 음성인식기술 업체인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스를 16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올해 초엔 75억달러에 비디오 게임 제조사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 지었다. 2018년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깃허브(GitHub)를 75억달러에, 2016년 링크드인을 266억달러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