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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전문브랜드, 좋은사람들 뒤통수 친 검은 돈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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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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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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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사람들,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 대표이사 횡령 배임 혐의에 자금난도 가중

속옷브랜드 보디가드로 유명한 코스닥업체 좋은사람들 (1,055원 상승10 -0.9%)이 큰 위기를 맞았다. 라임자산운용 자금이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어지러운 가운데 대표이사의 횡령, 배임혐의까지 제기됐고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부 갈등에 자금조달도 늦어지는 분위기라 정상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좋은사람들은 에스패션을 대상으로 50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전날까지 납입하기로 한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일정이 미뤄졌다.

이번 증자는 좋은사람들의 악화된 자금사정에 숨통을 트여줄 수 있으나 잡음도 많았다. 일부 이해 관계자가 증자에 반대한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회사는 일단 증자일정을 이달 28일로 미뤄놨는데,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처럼 회사가 급박한 위기로 몰린 것은 이종현 좋은사람들 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 안팎의 지적이다. 이 대표 부임한 이후 회사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됐고 조직 전반이 흔들리는 등 사세가 급속도로 꺾였기 때문인데, 이 과정에 석연치 않은 일들이 많았다.

좋은사람들은 연예인 주병진씨가 1993년 설립한 패션 언더웨어 전문기업이다. 참신한 마케팅으로 초기에 큰 성공을 거뒀으나 주 씨가 경영권을 매각한 후 M&A(인수합병)를 거쳐 현재 이 대표 체제로 왔다.

부침은 있었으나 2015년까지는 매년 1000억원대 중반의 매출액과 10억~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회사였다. 2016년부터 실적이 둔화됐고 개성공장 가동중단이 겹치며 적자가 나기는 했으나 메이저 업체로 명맥은 유지했다. 이 때도 연 매출 1200억원 가량에 보디가드, 예스, 섹시쿠키 등 탄탄한 브랜드를 보유한 덕에 백화점, 일반점, 전문점을 비롯해 2000여개 판매망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세가 가파르게 꺾이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이 대표 측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부터다. 당시 좋은사람들은 새롭게 최대주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컨텐츠제이케이의 무자본 인수시도로 인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었다. 백기사를 자처한 이 대표는 2018년 10월29일 15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좋은사람들 지분 (11.69%)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이 대표의 경영권 인수 후 실적은 점차 하락했고 회사 내부자금도 빠르게 소진됐다. 이어2019년 8월28일 경영진은 500억원 규모의 주주우선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는데 이 과정에 문제가 불거졌다.

속옷전문기업 좋은사람들이 2016년 선보였던 스마트 스포츠웨어 '기어비트S' 사진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속옷전문기업 좋은사람들이 2016년 선보였던 스마트 스포츠웨어 '기어비트S' 사진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좋은사람들 노동조합 관계자는 "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됐는데, 서류에서 이 대표측이 취득한 주식의 자금출처와 출자자, 실투자자가 허위로 기재된 사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측은 회사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자기자금 140억원과 차입금 10억원을 더했다고 했으나, 전체 자금 중 최소 100억원은 라임자산운용 주변 자금이었다는 것이다. 지분구조를 간단히 하면 '이 대표 →제이에이치리소스 및 KTP투자조합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좋은사람들'의 형태다.

문제는 KTP투자조합 출자자 가운데 동양네트웍스, 에스모, 디에이테크놀로지 등 코스닥 상장사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 회사는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된 회사들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 대표와 그의 부친, 그리고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이 모 회장 사이에 복잡한 거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결국 회사 경영권 인수에 투입된 자금은 이 대표의 돈 보다 라임의 몫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가 많았는데 △과도한 컨설팅 비용지출 △비합리적인 조직운영 △인력감축 △헐값 재고처분으로 발생한 손실 △회사 임직원이 아닌 외부인사들의 입김확대 △비정상적인 자금 입출금 △자산처분 등이 거론된다.

특히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해명 부족 등 감사범위 제한사유가 좋은사람들의 감사의견 거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 취임 전 회사에는 69억원의 현금이 있었고 이후 2차례 증자로 498억원이 추가로 들어왔으나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는 42억원만 남았다. 지난해 상반기, 외부로 나간 대여금과 보증금 가운데 파악된 것만 120억원이 넘는다. 실적도 문제가 심각했다. 2018년에는 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이 대표 취임 후인 2019년에는 103억원 순손실을 냈고 2020년에는 순손실이 247억원으로 커졌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대표측이 보유지분 상당수를 이미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은 2018년 10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지분율 11.69%(349만5688주)를 확보했으나, 후속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희석 등으로 2020년 4월 기준 지분율이 8.58%(428만420주)로 낮아졌다.

이어 올해 1~2월에는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이 출자자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고 해산해버렸다. 이 결과 최대주주는 2.09%의 지분을 보유한 제이에이치리소스(이종현 대표 지분 100%)로 변경됐다.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은 대부분 매물로 나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합해산 직후 좋은사람들은 감사의견 거절, 횡령배임 혐의제기, 채권자가 제기한 경영권 분쟁소송, 거래정지 등이 잇따라 발생하며 나락으로 빠졌다. 2% 남짓한 지분만 보유하고 있는 이 대표측은 아직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분율만 놓고 보면 8% 안팎으로 알려진 소액주주 연대보다 오히려 적은 상태라 오너십을 말하기 어렵다.

이 결과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안건이 모두 부결되는 등 사실상 주인없는 회사가 됐다. 무자본 M&A에 휘말린 기업들이 밟는 전형적인 모습과 유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달 초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이 대표측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현재 회사 물류창고는 강제경매가 신청됐는데, 이는 좋은사람들과 무관하게 이 대표 개인 자금 거래와 연관된 것이라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한 소액주주는 "과거 이 대표가 컨설팅 계약을 맡겼던 외부인사가 얼마전부터 회사를 운영할 정도로 조직체계가 없고, 상황이 무척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달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시작으로 각종 문제가 터져나와 최악의 상황이 됐는데 투자금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노조와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주장과 관련해 이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해봤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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