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하실 분?” 전국 돌며 사기 친 20대 일당 검거

허위 매물 거래로 527명으로부터 1억4000만원을 가로챈 20대 일당이 21일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A씨 등 일당이 중고거래 사이트 채팅창에서 구매 희망자에게 물품을 보여주는 화면 갈무리. (경남경찰청 제공) © 뉴스1 김다솜 기자

(경남=뉴스1) 김다솜 기자 = # 지난해 8월, A씨(23) 등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휴대폰 판매글을 작성했다. 구매 희망자가 온라인 채팅으로 대화를 걸었다. A씨 등은 휴대폰을 판매할 것처럼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구매 희망자가 73만원을 입금하자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다.

# 지난해 10월, 중고거래 사이트에 태블릿 PC 판매글이 올라왔다. A씨 등은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 거래를 할 것처럼 대화를 시작했다. 구매 희망자가 태블릿 PC를 구입하겠다고 70만원을 보냈으나 물건은 받을 수 없었다.

마산동부경찰서는 중고물품 사기 혐의로 A씨(23) 등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7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1년 간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2곳에서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오토바이 등을 판매한다고 속여 527명으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사진을 사이트에 올리면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시세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금액으로 올렸다.

제품을 사겠다는 판매자가 연락이 오면, 다른 공범이 댓글을 통해 가격을 흥정하며 마치 먼저 구매할 것처럼 바람잡이 역할도 따로 했다.

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허위 매물로 신고를 받아 아이디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지인들을 통해 아이디를 수집하거나 불법 아이디를 개당 소액에 추가 구매해 범행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모텔이나 단기 계약 원룸을 이용하는 식으로 범행을 해왔다. 피해자는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으며,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

A씨 등 5명이 범행 전반을 관리하고, 나머지 공범들에게 업무 분담을 지시해왔다. 마산 지역 선후배 관계로 특정한 직업 없이 지내다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범행으로 얻은 돈으로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고, 유흥비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일부는 사기, 폭행 등의 전과도 있었다.

한편 경남 지역 사이버 사기 범죄는 Δ2018년 7167건 Δ2019년 1만82건 Δ2020년 1만255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찰은 비대면 거래 증가와 익명성 강화 등으로 추적이 곤란한 게 이유라 보고 개인의 범죄대처능력이 어떤 범죄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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