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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새까맣게 타들어간 부산역 포장마차…"30년 인생 다 바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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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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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상인들 "화재 충격에 쓰러져 약으로 견뎌"
화인 오리무중…무허가로 화재보험 가입도 안돼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백창훈 기자
21일 부산 동구 풍물거리 포장마차촌 상인들이 불이 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2021.4.21 /© 뉴스1 노경민 기자
21일 부산 동구 풍물거리 포장마차촌 상인들이 불이 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2021.4.21 /©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백창훈 기자 = "30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장사한 곳이 한순간에 불에 타버렸는데, 이제 우리는 어떡합니까."

지난 20일 새벽 대형 화재가 발생한 부산역 옆 풍물거리 포장마차 상인들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21일 오전 9시 부산 동구 부산역 풍물거리 포장마차 골목.

포장마차 12곳 중 11곳이 완전히 전소돼 불에 그을린 앙상한 철근만 보였다.

불에 새까맣게 타들어 간 식재료와 집기류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상인들의 생계 터전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길을 지나던 행인들도 적잖게 놀란 듯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화재 현장을 사진으로 담기도 했다.

50대 행인 2명은 "예전부터 가끔씩 찾던 곳인데 이렇게 변하게 돼 너무 안타깝다. 빨리 복구가 돼야 할 텐데"라며 포장마차 앞을 한참 동안 서성거렸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포장마차 상인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포장마차촌 상인들은 대부분 70~80세 고령이었다.

이들은 잠시 가게 앞에서 화재 현장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불탄 가게로 들어가 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34년째 이곳에서 장사했다는 상인회장 오창도씨는 "내 새끼처럼 사랑스러워했던 가게가 잿더미로 변했다"며 "지금껏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며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무허가로 운영되는 포장마차여서 화재보험에 가입하지도 못했다"며 "다들 한숨만 푹푹 쉬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풍물시장 포장마차 골목에서 화재 피해를 입은 상인이 주류 등 불에 그을린 집기류를 정리하고 있다.2021.4.21 /뉴스1 백창훈 기자©
21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풍물시장 포장마차 골목에서 화재 피해를 입은 상인이 주류 등 불에 그을린 집기류를 정리하고 있다.2021.4.21 /뉴스1 백창훈 기자©

상인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가게마다 돌아가면서 새벽 안전 경비를 맡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수칙으로 인해 더이상 새벽에 가게 문을 열 수 없게 돼 이마저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포장마차 상인 이봉희씨(65)는 사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영업을 마친 뒤 집에서 자던 중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헐레벌떡 가게로 달려왔다"며 "가게에 불이 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바로 주저앉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다른 가게 상인들도 모두 맥이 풀려 쓰러졌다"며 "지금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 업주는 소방에서 재산피해를 약 5000만원으로 측정한 것을 두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여기 간판에만 3000만원 넘게 들어간다. 전체적으로 억단위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장마차촌 끄트머리에 위치해 가까스로 피해를 면한 상인 박모씨(73)는 "나 혼자 장사를 하기에는 주변 상인들에게 송구스러워 당분간은 문을 열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풍물거리 포장마차촌은 무허가 포장마차다. 관할 구청인 동구청은 상인들의 생계 어려움에 그동안 시설 점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철거나 정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검토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전날 소방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합동 감식을 진행했으나 아직 정확한 화인(火因)은 밝혀지지 않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전날 버너, 전기선 등 물품을 수거해갔다"며 "보름 후쯤에야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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