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기 소진' 언급한 부총리…연금개혁은 '핑퐁게임'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4.21/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민연금의 조기 소진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18년 보험료율 인상을 포함한 4개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정부와 국회 모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수년째 개혁 실패의 책임을 두고 '핑퐁게임'만 되풀이한다.

홍 부총리는 지난 2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더 심각해진 저출산·고령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국민연금)고갈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질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저는 (개연성이)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8년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국민연금의 고갈시점을 2057년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당시 추계 때보다 합계출산율 등 저출산 상황이 악화하면서 고갈시점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 고갈시기를 2054년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법은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수지를 계산하고 국민연금 운영 계획을 수립해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보건복지부가 2018년 국민연금 재정을 추계하고 제도개선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유다. 하지만 당시 4개안이 제출돼 정부가 연금개혁의 부담을 국회에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제시한 대안은 현행유지방안과 기초연금 강화방안, 소득대체율 45% 및 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50% 및 보험료율 13% 등 4개다. 현행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다. 소득대체율은 2008년 50%에서 매년 0.5%포인트씩 줄어들어 2028년 40%로 낮아진다.


국민연금 가입 40년을 전제로 생애 소득과 비교해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 급여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제도개선의 핵심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소득대체율을 올리면 그만큼 연금액이 늘어나는데, 보험료율 인상 논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는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만큼 보험료율을 올려야 한다"며 "연금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대간, 계층간 이해가 걸려 있지만 국회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선택해주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2년 반 전에 제시를 했는데 그동안 논의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문제는 정치적 부담이다. 정부와 국회 모두 국민연금 개혁에 부담을 느낀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민연금 전반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보험료율까지 올릴 경우 반발은 클 수밖에 없다. 정부가 단일안을 도출하지 못했던 이유도, 국회가 수년째 국민연금 제도개선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도 이 같은 상황 탓이다.

그러면서 서로 네 탓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홍 부총리에게 "정부가 할 일을 국회에 떠밀었다"고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유 의원에게 "공이 국회로 가 있다"며 "논의를 진전시켜달라"고 했다. 다음 국민연금 재정추계는 2023년이다. 2023년에도 정부는 제도개선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