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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폐업' 중산층 무너질때…슈퍼카·명품 쓸어담는 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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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다희 기자
  • 고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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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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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코로나 적자생존…'K자 회복' 경고(上)



람보르기니는 없어서 못 파는데…중산층이 사라졌다


'실직·폐업' 중산층 무너질때…슈퍼카·명품 쓸어담는 부자들
팬데믹 발생 1년여, 백신 보급이 빠르고 부양책을 펼 여력이 있는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신흥국의 경기 개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같은 국가에서도 자산가격 상승 수혜를 입은 이들이 있는 반면 실직·폐업으로 어려워진 사람들 사이 격차가 커진다. 경제적 분화가 깊어질수록 전세계적인 역풍은 거세질 거라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전세계 기관들이 경고하는 배경이다.

◇중산층 줄이고 빈곤층 늘린 팬데믹

미국의 초당파적 싱크탱크인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산층(퓨 리서치는 중위 소득자를 중산층으로 표현)이 1990년대 이후 처음 감소했다. 중위소득(일 소득 10~20달러, 1만1000~2만2000원), 중상위소득(20~50달러) 인구가 각각 5400만명, 3600만명 줄었고, 상위소득(50달러 이상) 인구도 6200만명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빈곤층(2달러 이하), 저소득(2~10달러) 인구는 각각 1억3100만명, 2100만명 늘었다.

팬데믹을 전후로 중위소득 이상 인구 1억5200명이 저소득·빈곤층으로 미끄러졌다는 의미다. 한국 인구의 3배 규모다.

'실직·폐업' 중산층 무너질때…슈퍼카·명품 쓸어담는 부자들
퓨 리서치의 중산층 기준이 한국과 선진국 기준보다 낮다는 걸 고려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빈곤화는 신흥국에서 더 뚜렷하다. 특히 인구 대국 인도의 충격이 가장 컸다. 지난해 인도 중산층(중위소득)은 3200만명 줄었다. 인도가 경제자유화에 나선 1991년 이후 없던 추세다.

중산층 감소는 세계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지난 수십년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추세는 중산층의 부상이었다. 중산층이 된 소비자 집단이 꾸준히 성장할 거라는 기대는 다국적 기업의 사업 계획과 투자 전략의 핵심 가정 중 하나였다. 이런 가정이 지금 위기를 맞았다.

◇경제 좋아진 美, 자산가격 상승 수혜는 일부만

'실직·폐업' 중산층 무너질때…슈퍼카·명품 쓸어담는 부자들

저소득·빈곤층이 늘어나는 동시에 금융·부동산 자산이 있는 이들의 부가 팬데믹 기간 급증하면서 국가 내 경제적 격차도 벌어졌다. 미국은 올해 가장 빠른 경제회복세가 예상되는 국가 중 하나지만 이 회복의 수혜는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미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미국 가계의 순자산(자산-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30조2000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보다도 10% 늘었다. 그러나 연준의 다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부의 70%는 가장 부유한 상위 10% 가구에 돌아갔고, 하위 50%는 4%만을 가져갔다.

한 국가 내 경제적 격차의 급속한 확대는 정치·사회적 불안을 키운다는 점에서 또다른 위험이다.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 "우리는 팬데믹의 2차적인 경제적 여파 구간에 막 들어서고 있다"며 "전세계 경제가 갈라지고 있고 이 위험이 과소평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오히려 더 잘 팔린 슈퍼카, 명품

'실직·폐업' 중산층 무너질때…슈퍼카·명품 쓸어담는 부자들

K자 회복은 기업 실적에도 드러난다.

한 대당 수억원을 넘는 슈퍼카 브랜드들은 팬데믹에 되레 기록적 판매량을 보인다.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 회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벤틀리가 지난해 101년 역사상 가장 많은 차량을 인도했으며, 최근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0% 더 많다고 밝혔다. 부가티의 스테판 윙클만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달 간담회에서 작년 실적이 "놀라웠다"고 했고, 슈테판 빙켈만 람보르기니 CEO는 올해 첫 9개월까지 주문이 벌써 다 찼다고 밝혔다.

명품업체 실적도 고공행진이다. 루이비통 모기업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 늘어난 138억5900만유로로 시장 전망보다 10% 더 많았다.

이는 팬데믹 타격을 덜 입은 고소득층들이 여행을 못 한 대신 소비를 늘린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J.D 파워의 타이슨 조미니 부사장은 CNN비즈니스에 "증시 호황이 큰 역할을 했다"며 "부유한 사람들이 여행에 돈을 쓸 수 없게 되면서 비싼 차와 같은 사치품으로 눈을 돌렸다"고 했다.

권다희 기자



부동산·주식 다 올랐지만…계층 사다리 걷어찬 코로나


'실직·폐업' 중산층 무너질때…슈퍼카·명품 쓸어담는 부자들
우리 경제가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뚜렷한 'K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고소득층은 1년 만에 소득이 거의 회복된 반면 저소득층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를 기준으로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노동·사업소득은 지난해 2분기 3.7% 감소했다가 4분기엔 0.5% 감소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반면 하위 20%인 1분위 가구 노동·사업소득은 2분기 22.1%나 급감했고 4분기에도 여전히 10.8% 감소한 상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충격 자체도 크지 않았고 그마저도 대부분 회복했지만 저소득층은 충격도 컸고 회복도 느리게 진행됐다는 의미다.

고용·파산 통계를 봐도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기준 상용근로자는 전년동월대비 0.04% 증가했지만 임시·일용근로자는 각각 7.5%, 12.1% 감소했다. 지난해 자영업자 등의 개인파산신청은 5만379건으로 최근 5년새 가장 많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 하위 20%는 주로 영세 대면서비스 업종에 집중돼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이들에게 직격탄이 됐다"며 "앞으로도 비대면 활성화,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로 대면 서비스업 경기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산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지난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지니계수는 3월 말 기준 0.602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1에가 까울수록 불평등,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뜻이다. 지니계수가 0.6을 넘어선 것은 2013년 이후로 7년만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강북 14개구 아파트값은 25.2%, 강남 11개구 아파트값은 17.4% 가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3월)밝힌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9억원을 넘는다. 무주택자 사이에서 이른바 '벼락거지'라는 자조적 신조어가 나오는 이유다. 2019년 국내 가구 중 무주택가구 비중은 43.7%다.

'실직·폐업' 중산층 무너질때…슈퍼카·명품 쓸어담는 부자들
주택구매 여력이 없는 계층들은 주식, 암호화폐 등에 달려들어 자산격차를 줄여보려고 하고 있지만 격차를 줄이긴 쉽지 않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상위 10%가 주식 배당소득의 93%를 가져갈 만큼 주식시장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암호화폐 시장은 높은 변동성 탓에 일반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식료품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8.4% 상승했다. 앞으로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분기 국내식품물가가 전기대비 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료품 지출은 5분위 가구지출의 13.1%에 불과하지만, 1분위 가구의 지출 중에서는 23.5%를 차지한다. 저소득층에게 가격상승의 충격이 더 크게 체감될 수밖에 없다.

무주택자에게는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비 지난 3월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이 12.2%, 전국이 8.0% 상승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올려주는 전·월세값에 무주택자의 자산투자, 내집마련 등은 더욱 요원해진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의 양극화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장기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한 사회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한 사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단순히 일회적 지원으로 격차를 줄이는 대신 계층이동이 가능한 사회적 구조, 경향을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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