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날아와 아파트 11층 창문 '쨍그랑'…10m 옆에 골프장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아파트 11층 높이의 집에 날아든 골프공에 맞고 깨진 창문./사진=뉴시스(독자제공)

경기 하남시 한 아파트 단지에 인근 골프장에서 친 골프공이 날아와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2일 하남시와 A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 B씨는 지난달 11층 높이의 집에 골프공이 날아들어 창문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다.

A아파트에서 불과 10m 거리에는 18홀 규모의 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이 골프장에서 잘못 맞은 타구가 그물망을 넘어 아파트 단지로 날아든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B씨는 언제 다시 날아올지 모르는 골프공 때문에 불안에 시달리다가 결국 하남시에 골프장에 대한 안전조치를 요구했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단지와 골프장 사이에는 20여m 높이의 안전그물망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수시로 골프공이 안전그물을 넘어와 아파트 잔디밭에서는 어렵지 않게 골프공을 발견할 수 있다.

아직 50%도 입주하지 않은 A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산책 중에 골프공이 날아왔다는 등 골프장 관련 민원이 3건이나 접수된 상태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골프장은 1970년대부터 운영된 곳이다. 국토교통부가 2010년 인근 부지를 감일지구로 지정하면서 바로 옆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하남시 관계자는 "건축 심의 과정에서 골프장과 아파트 사이에 안전그물을 설치토록 했으나 안전 문제가 발생해 조만간 아파트 건설사, 골프장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당초 골프장과 아파트 이격거리가 30m 정도만 됐어도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고 밝혔다.

골프장 관계자는 "아파트 설계 당시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로는 골프공이 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며 "골프공이 아파트로 넘어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안전그물을 설치하고 시와 협의해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