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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쥐꼬리' 퇴직연금 수익률…'디폴트옵션' 도입한 해외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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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경민 기자
  •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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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3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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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준비, 퇴직연금이 답이다①] 국민연금 주식투자 9.7%, 코스피지수 30% 상승에 크게 못미쳐

'1% 쥐꼬리' 퇴직연금 수익률…'디폴트옵션' 도입한 해외선 9%
#직장인 이 모씨는 요즘 낙심이 크다. 4년 전 가입한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상품의 연 환산수익률을 접한 때문이다. 환산수익률은 1.3%. 물가상승률을 따지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투자금의 절반 이상이 연이율 0.9%인 정기예금 상품에 투자돼 있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결과다. 이 씨는 "이제라도 투자처를 바꾸려 해도 금융지식이 부족해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노후자금인 퇴직연금 규모는 지난해 255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29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퇴직연금의 몸집은 해마다 불어나고 있지만 연간 수익률은 1~2%대에 불과하다. 노후소득을 보장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익률이다.

지난 4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퇴직연금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2.5%이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30% 넘게 오르고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국내외 주식투자로 9.7% 수익률을 거둔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또 최근 5년(2016~2020년)간 퇴직연금의 연 환산 수익률은 1.85%였다. 10년은 2.56%다.

증시 활황에도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의 90%(230조원)가 가입자의 무관심 등으로 예·적금이나 보험상품과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펀드나 주식투자로 돈을 굴리는 실적배당형은 10%(25조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실적배당형 수익률(10.7%)은 원리금 보장형(1.7%)보다 6배 높았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원리금 보장 상품 투자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퇴직연금이 도입된 직후인 2006년의 은행 예·적금 금리는 5% 수준이었다. 하지만 초저금리 시대를 맞으며 상황은 급격히 바뀌었다.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해야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지금의 퇴직연금 제도는 적격 상품군에 예금 등 회사가 일시에 지급하는 '퇴직금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05년 말 도입됐다. 회사는 퇴직연금 사업자(금융기관)와 계약을 맺고 근로자의 퇴직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적립하며 이 돈은 회사(확정급여형·DB형) 또 근로자가 직접 운용(DC형)해서 근로자가 퇴직할 때 퇴직 급여로 지급한다.

DB형은 회사가 매년 근로자가 퇴직했을 때 줘야 할 예상 금액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어떤 상품으로 운용할지를 정하며 근로자는 본인의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

DC형은 회사로부터 본인 명의로 개설된 퇴직연금 계좌로 한 달치 월급을 받은 근로자가 예금, 펀드 등 금융 상품에 가입해 스스로 수익을 내는 것이다.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법은 크게 원리금 보장과 실적 배당형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여전히 은행 예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형으로만 자금을 굴리고 있는 실정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디폴트옵션(사전 지정 운용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이유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가입자 투자 성향에 맞춰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굴려주는 제도다. 적어도 퇴직연금이 투자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지 않도록 자동으로 펀드 등에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국회에서도 디폴트옵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잇달아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내놨다. 이 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법안심사 중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근로자 개인이 10여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연금자산을 운용하긴 힘들다"며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이 낮은 예·적금이나 채권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에 맡겨서는 충분한 노후소득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한 선진국들은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든든한 노후 보장을 위해 실적배당형으로 수익률 높이는 것이 국가 차원에서도 복지비용 등의 손실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디폴트옵션 반면교사 삼아야


'1% 쥐꼬리' 퇴직연금 수익률…'디폴트옵션' 도입한 해외선 9%
금융투자업계는 은행과 보험업계의 주장처럼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디폴트옵션에 자리하게 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에서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편입해 수익률이 더 낮아진 일본 사례를 든다.

일본은 2018년 기준 지정 운용 방법 중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76.0%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5월 디폴트 옵션 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편입한 탓에 오히려 도입 전인 2017년 70.7%보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비중이 커졌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된 디폴트옵션 취지가 오히려 퇴색됐다"며 "우리나라도 은행과 보험업계에서 주장하는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 제품을 넣게 되면 일본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의 경우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해 연간 6~9%의 수익을 내고 있다. 미국의 401K 퇴직연금은 디폴트 옵션으로 연간 7%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고, 호주의 마이슈퍼 디폴트 옵션은 연평균 수익률이 6.8% 수준이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으로 1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쌓은 '401K 백만장자(401K millionaire)' 등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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