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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무너진 옹벽 1년 가까이 복구 안돼…입주민은 산사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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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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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구청 "긴급 보수작업 이후 비용지원 근거가 없다"
입주민들 "자연재해인데 주민이 모두 떠안는 건 억울"

붕괴된 아파트 옹벽을 한 80대 입주민이 바라보고 있다.2021.4.21 /© 뉴스1 박세진 기자
붕괴된 아파트 옹벽을 한 80대 입주민이 바라보고 있다.2021.4.21 /© 뉴스1 박세진 기자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있는 옹벽이 폭우로 붕괴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복구되지 않고 있어 추가 피해 우려가 나온다.

사유지인 탓에 관할 구청과 아파트 측이 복구 방법과 예산 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복구가 가능할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23일 부산 금정구에 따르면 지난해 7월23일 집중호우로 인해 부곡동 A아파트 내 옹벽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구에 따르면 옹벽 붕괴로 5000톤에 달하는 토사가 휩쓸려 내려와 아파트 단지를 덮쳤고, 차량 여러대가 파손되는 피해가 났다.

다행히 이날 인적이 끊긴 자정쯤 사고가 일어나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구는 2차례에 걸쳐 부산시 교부금 등 총 5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긴급 보수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7월30일 집중호우와 9월7일 태풍 하이선 상륙으로 인해 토사가 다시 아파트 단지로 쏟아졌다.

최근에도 비가 내리면 토사가 흘러 내리고 있어 올해 장마기간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파트 입주민 측은 구가 보수를 위해 세워놓은 철제물이 부실하게 시공됐기 때문이라 주장하고 있다.

붕괴 현장에는 아직까지 사고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쓸려 내려온 토사가 굳으면서 하나의 단층이 만들어졌고, 그 위로 잡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옹벽과 맞닿아 있는 건물동 현관 입구에는 공사 자재들이 방치돼 있고 1층 한 세대는 사고 이후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

붕괴된 옹벽 앞 널브러진 자재들. © 뉴스1
붕괴된 옹벽 앞 널브러진 자재들. © 뉴스1

금정구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옹벽이 아파트 사유지에 포함돼 있어 구비를 투입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붕괴 이후 토목학회를 통해 토질현황, 붕괴원인, 대책에 대한 학술 용역을 진행했다"며 "이후 설계사를 통해서 복구 비용 등 견적을 산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아파트 측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와 입주민 등의 말을 종합하면 복구 비용에는 최소 1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아파트 측은 사유지인 점은 인정하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인 만큼 모든 피해를 떠안는 건 억울하다고 말한다.

또 사고 이후 당시 부산시 권한대행 등이 현장을 찾아 복구를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주민 A씨는 "복구 비용이 최대 20억까지 들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어느 아파트가 장기수선충당금을 그만큼 모아두나"라며 "구청에서 준공을 해준 아파트이기 때문에 구청도 옹벽 붕괴의 책임이 있다"고 토로했다.

옹벽 복구를 위해서는 단순히 옹벽을 다시 세우는 것이 아닌 사면정리, 수로개설 등의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A씨는 "여기는 아파트 소유가 아닌 땅도 포함돼 있다"며 "그런데 모든 복구 비용을 아파트에서 부담해야 하는 건 맞지 않다. 구청에서 협의점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는 감리나 기술 자문 등은 적극 지원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비용을 투입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긴급 복구작업 이후에는 항구복구 작업에 들어가야 하지만 구청이 지원할 규정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구청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복구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상황 속 올해 여름 추가 피해가 불보 듯 뻔해 500세대 입주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22일 만난 80대 입주민 B씨는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자연재해로 산사태가 난 건데 도대체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나"라며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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