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대통령에게 "만나자"면서도 반군 지원 의혹엔 '선긋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자료 사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시지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언제든 러시아에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경 지역 문제는 분리주의자들과 직접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국경지역에서 친러 성향 분리주의 반군과의 대립 문제를 겪고 있는데, 러시아가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에 대해 얘기한다면, 우리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편할 때 언제든 러시아에 방문하는 것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먼저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역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국경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성향 분리주의 반군의 전투가 점차 격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에 군대와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문제 해결의 협상 대상도 푸틴 대통령이라는 판단이다.


러시아는 반군에 대해 정치적·인도적 지원만 제공하고 있다며, 개입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미국은 최근 러시아 군대가 접경지로 이동한 데 대해 경고했다. 러시아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전술에 대응한 군사 훈련일 뿐이라고 설명했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 국방장관은 이날 군에 5월1일까지 기지로 복귀하라고 명령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양국 관계 회복을 원한다면 우린 당연히 환영한다"면서도 "그가 동부지역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 거라면 분리주의 지도자들을 먼저 만나야 한다. 그 뒤에야 러시아 같은 제3국 대표들과도 문제를 논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 반군과 대립해왔다. 올해 초 군인 30여 명이 숨지면서 긴장이 고조됐고, 작년 사망자 50여 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1만3000여 명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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