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비' 내세워 로켓배송 마케팅 나선 이유는

글로벌스타 '비(정지훈)'가 쿠팡 '배송비가 사라진다' 이벤트 모델로 등장한 모습/사진= 쿠팡 홈페이지 캡쳐

온라인쇼핑 강자로 자리매김한 쿠팡이 또다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유료회원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쿠팡 멤버십이 가진 '락인효과'를 이용해 회원 수를 더 늘려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일부터 글로벌스타인 '비(정지훈)'를 내세워 쿠팡 모든 회원에게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는 "배송'비'가 사라진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기간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이벤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이번 이벤트를 통해 제공하는 '무료배송' 혜택은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들이 누리는 혜택 중 하나다. 쿠팡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회원들은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 △낮 주문 새벽도착 △아침 주문 저녁도착 △로켓프레시 신선식품 장보기 △골드박스 회원전용 초특가 △로켓배송상품 30일 무료반품 △첫 달 최대 5% 캐시적립 △쿠팡플레이 무료이용 등 8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료배송은 쿠팡 로켓와우 회원들이 누릴 수 있는 주요 혜택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쿠팡은 일반 회원의 경우 1만9800원 이상을 주문해야 무료배송이 가능하지만 로켓와우 회원들은 아무리 낮은 금액의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무료로 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최저가로 판매하더라도 평균 3000원에 달하는 배송비를 내야 했던 다른 업체들과 비교하면 확실한 경쟁력이다.

업계에선 쿠팡이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이미 500만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하며 온라인 쇼핑 강자로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배송에 드는 비용을 쿠팡이 부담하는 등 적자를 감수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몸집 부풀리기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멤버십 혜택을 통한 '락인효과' 덕분에 고객 이탈도 막을 수 있어 앞으로 몸집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유료회원들의 평균 구매빈도도 일반 회원에 비해 4배 이상으로 알려져있다. 이번에 쿠팡이 일반회원들에게 '무료 배송 경험'을 기반으로 로켓와우 회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유료회원이 누리는 혜택을 모두에게 제공할 경우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돈을 주고 가입한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쿠팡은 무료배송 외에도 혜택이 다양하므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실제 무료배송 외에도 유료회원들은 7가지 혜택을 더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쿠팡이 '쿠팡플레이' 등 로켓와우 회원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더 늘리고 있어 기존 회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는 지금까지 넷플릭스, 왓챠 등 다른 플랫폼에 비해 질적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최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생중계하기 시작한 뒤로 차례차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달 26일에는 토트넘과 맨시티의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전을 생중계한다고 밝히며 스포츠 콘텐츠 강화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배우 김수현과 차승원이 주연으로 나오는 드라마 '어느날'의 국내 독점 판권을 독점 계약하거나 YBM, 다빈치, 와이즈캠프 등 교육 브랜드와의 제휴도 넓히고 있어 콘텐츠의 질은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전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몸집을 키워왔던 쿠팡이 상장된 이후에도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료회원을 늘리는 데 공을 쏟고 있다"며 "일반회원과 달리 유료회원은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