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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혁신이냐 머니게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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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6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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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외국기업 가운데 최대로 꼽히는 '한국의 아마존' 쿠팡은 상장 당시에 비해 떨어지긴 했지만 40달러 초반에서 주가가 움직입니다. 시가총액으로는 80조원 수준입니다.

국내 대표 주식들과 비교해보면 삼성전자 500조원, SK하이닉스 100조원, 네이버·LG화학 60조원, 현대차와 카카오가 50조원이니 쿠팡은 시총 기준 3위에 해당합니다.

쿠팡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몇 가지 의문이 듭니다.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하지만 시장점유율 면에서 쿠팡은 18%에 그쳐 경쟁사 네이버(14%)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아마존의 미국 시장점유율 38%나 알리바바의 중국 시장점유율 51%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됩니다. 게다가 유통의 제왕이라는 아마존조차 커머스 분야는 수익성이 낮고 캐시카우(현금창출원)는 알려진 대로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실제 아마존 수익의 60~70%는 유통이 아닌 클라우드에서 나옵니다.

게다가 쿠팡이 자랑하는 '로켓배송'이나 '새벽배송'이라는 게 경쟁기업들은 갖추지 못하는 특별한 게 아닙니다. 새벽배송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초래하는 등 요즘 시대의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도 어긋납니다.

물론 쿠팡이 테슬라나 미국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코인베이스처럼 지금 당장의 실적이 아니라 미래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무형의 잠재가치로 평가되는 '성장주'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위기에 대응해 무한대로 양적 완화를 추진하는 '뉴노멀'의 시대에는 PER(주가순수익비율)이나 PBR(주가순자산비율) 같은 전통적 평가지표보다 PPR(Price Patent Ratio·주가무형자산비율)이나 PDR(Price to Dream Ratio·꿈대비주가비율)처럼 최근 월가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지표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쿠팡에 대한 현재 시장평가는 '혁신'보다 '머니게임'에 따른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쿠팡의 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돈으로 밀어붙여 지금의 쿠팡을 만들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업마다 연봉협상이 한창입니다. 대기업 IT(정보기술)담당 임원들이 전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연봉협상 과정에서 나름 경쟁력을 갖췄다는 전문인력들이 요구하는 인상률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10~20% 수준이 아니라 50~100% 인상을 주장합니다. 1억원 조금 넘게 받는 6~7년차 경력직원이 2억원 이상을 요구하는 사례 등이 비일비재합니다. 한두 달 겨우 설득해서 20~30%포인트 깎아 70~80% 인상해줘도 만족하지 않고 이직해 버립니다.

데이터사이언티스트 같은 AI(정보기술) 전문가의 경우 연봉이 부장급이면 3억~4억원, 해외 출신 임원급이면 10억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관리직 대기업 부사장이나 CEO(최고경영자)급 연봉입니다. 여기에다 20억원 넘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마련해주거나 프로스포츠 선수처럼 수억 원의 계약금을 별도 지급하기도 합니다.

자사가 개발한 게임이 대박을 터트려 1년 새 매출이 수십 배 늘어나고 이익이 폭증하는 게임업체라면 한꺼번에 전 직원의 연봉을 20~50%까지 올려줘도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111퍼센트 같은 게임업체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문제는 거의 모든 기업에서 두 자릿수 인상 요구가 빗발친다는 것입니다. 요즘 제일 불만이 많은 곳이 지명도는 높지만 연봉은 게임·IT업체에 미치지 못하는 삼성, SK, 현대차, LG 같은 대기업 계열사 직원들입니다.

기업 직원들의 연봉에도 거품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이것을 혁신이라 해야 할까요. 임금시장에서조차 머니게임이 벌어집니다.

#천망회회 소이부실(天網恢恢 疎而不失), 하늘이라는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긴 듯해도 어느 것 하나 놓치는 일이 없습니다. 누구도 인과율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며 반드시 언젠가 대가를 치릅니다.

대한민국 가상자산 투자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입니다. 비트코인 이외 코인의 비중이 90%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고 투자자의 대다수가 20~30대 젊은층입니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들은 휴일도 없이 하루에 100억원의 떼돈을 법니다. 우리가 폭탄 돌리기가 된 가상자산 시장을 걱정하지만 사실은 쿠팡의 시총 100조원 돌파나 100% 연봉인상 요구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언젠가 '하늘 그물'이 요구할 대가가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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