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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나이 들고파"…윤여정·밀라논나에 빠진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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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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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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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가 '멋진 실버'들에 빠졌다.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로 활동 중인 장명숙씨, 유튜브 구독자 131만명을 넘어선 박막례 할머니까지. '액티브 시니어'(활동적 장년)들은 재치 있는 입담, 진정성 있는 조언, 겸손함을 갖추고 세대간 거리를 좁히고 있다.


"윤며들었다"…멋진 시니어에 빠진 2030


(로스앤젤레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서 여우 조연상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C) AFP=뉴스1
(로스앤젤레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서 여우 조연상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C) AFP=뉴스1

직장인 이혜란씨(31)는 지난해 '윤며들었다'고 말한다. 윤며들다는 '윤여정'과 '스며들다'를 더한 합성어로 최근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다. 이씨는 최근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를 전부 다 봤다며 "친구들끼리 모이면 윤여정처럼 나이 들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밀라논나' 장명숙씨(69)의 구독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연령도 다름 아닌 20~30대다. 국내 최초 밀라노 유학생이었던 만큼 그의 패션 감각은 젊은 여성들에겐 닮고 싶은 '워너비'로도 꼽힌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정모씨(29)는 "티셔츠에 어떤 색 신발을 조합해야할지 정보를 밀라논나 채널에서 얻곤 한다"며 "젊은 패션 인플루언서보다 되려 한 수 위다. 내공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밀라논나의 구독자수는 어느덧 80만 명을 넘어섰다.

박막례 할머니 인기의 중심에도 2030이 있다. 요리법, 드라마 리액션 영상 등은 매번 화제를 모은다. 그의 간장 비빔국수 레시피는 조회수 508만회를 넘어섰다. 인스타그램에선 해당 레시피를 따라하고 '인증사진'을 올리는 유행이 일기도 했다.


솔직담백한 입담…조언에 진정성 느껴져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를 운영하는 장명숙씨 /사진=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를 운영하는 장명숙씨 /사진=유튜브 캡처

젊은층들이 이들에게 빠진 건 연기를 잘해서, 옷을 잘 입어서만은 아니다. 2030세대는 이들의 인기 요인으로 '솔직담백한 입담'을 꼽는다. 이씨는 "품위가 있으면서도 무겁지 않고, 솔직하다"며 "(언어의) 완급조절이 탁월한 것 같다"고 했다.

윤여정의 어록은 이미 트위터 등에서 회자된다. △"내가 살아보는 건 처음이야. 나 67살이 처음이야. 내가 알았으면 이렇게 안 하지."(2014년 tvN '꽃보다 누나') △"주인공이 아니면 '안 해'는 바보짓이다." (2017년 tvN '현장 토크쇼 택시') △"우월감하고 열등의식이 같이 가는 거거든요. 그거 하지 마요." (2021년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등이 대표적이다.

패션 콘텐츠로 시작한 밀라논나는 '논나의 아.지.트'라는 고민상담 코너를 만들었다. "일·가정 양립, 육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버티셨는지 궁금하다"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에 확신이 없을 땐 어떡하나" 조언을 구하는 댓글이 늘면서다.

박막례 할머니의 말들도 젊은층에게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 치고 장구 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다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을 추는 거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거다. 내가 대비한다고 안 오는 것도 아니다. 고난이 올까봐 쩔쩔 매는 게 제일 바보 같은 거다." 등이다.



'꼰대 같지 않다'…도전하고 소통한다


박막례 할머니와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 /사진=유튜브 캡처
박막례 할머니와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 /사진=유튜브 캡처

이들의 조언이 유달리 와닿는 건 직접 인생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윤여정은 미국으로 가면서 경력이 단절돼 바닥부터 연기를 다시 시작했고, 오로지 생계유지 목적으로 연기했던 시절도 있었다.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고 인생은 불공정, 불공평이야. 그런데 그 서러움은 내가 극복해야 하는 것 같아."(2017년 tvN '현장 토크쇼 택시')가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밀라논나도 당시(1978년) 한국인 불모지였던 밀라노에서 가난하게 유학생활을 하고, 3~4시간씩 자며 아이를 키우는 동시에 일을 했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묵묵히 패션의 길을 걸어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꼰대'같지 않다는 게 2030의 의견이다. "우리는 낡았고 매너리즘에 빠졌고 편견이 있다. 살아온 경험 때문에 많이 오염됐다. 이 나이에 편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너희들이 뭘 알아?'라고 하면 안 된다"는 윤여정의 말이 대표적이다.
대학생 윤재호씨(24)는 "존경할만한 진짜 어른의 모습"이라며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에게 대접 받으려 해선 안 된다. 대접은 남이 해줘야 받는 거지 받고 싶다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밀라논나의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랑받는 시니어들의 공통점으로 '도전'과 '소통'을 꼽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박막례 할머니는 70대에 유튜브에 도전했고, 윤여정 배우의 연기 여정도 그동안 업계의 전형적인 흐름과는 다르다"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저자세로 대중들과 소통하려 하는 게 젊은층에겐 '나이 듦'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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