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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유산 60% 이상 환원"…'작은 거인' 이건희 마지막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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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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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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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3년 10월2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3년 10월2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이 회장의 유산 가운데 1조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 14건을 포함해 알려진 감정가만 3조원에 달하는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 총 2만3000여점도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12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상속세까지 감안하면 유족들이 30조원에 육박하는 유산 가운데 적어도 절반 이상, 많게는 3분의 2가량을 사회에 내놓는 셈이다. 생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던 이 회장의 유지가 만든 울림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상속방안을 공개했다. 상속방안은 기자회견 없이 삼성전자가 자료를 내는 방식으로 발표됐다.



'코로나 극복' 감염병 대응에 7000억 지원…전문병원 설립


사회환원 기금 1조원 가운데 7000억원은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등 감염병과 소아암·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전문병원 등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 지원에 투입된다.

5000억원을 국내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활용하고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지원용으로 기부한다.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한 뒤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활용하기로 했다.



소아암 환아에 3000억…1만7000여명 지원


사회환원 기금 중 3000억원은 앞으로 10년 동안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린 어린이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600억원을 지원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전망이다.

증상 치료를 위한 지원 외에 소아암·희귀질환 임상연구와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원 사업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과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는 위원회는 전국의 모든 어린이 환자들이 각 지역의 병원에서 편하게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어린이병원의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인왕제색도 등 국보급 미술품 2만3000여점 '국민 품으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 등 국보 14건과 보물 46건을 비롯해 이 회장이 소장했던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과 사료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지정문화재 등이 이만큼 대규모로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근대 미술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가운데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의 연고지역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을 포함해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사회적 책임 유지 존중…"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날 것"


파격적인 규모의 사회환원 방안은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생전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사회가 기대하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며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했다.

유족들은 이 회장이 남긴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만주(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SDS 9701주(0.01%)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에 대해 부과되는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는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이달 말부터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납부할 계획이다. 상속세 규모는 국내 최대 규모다.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삼성전자 핵심 임원은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진행하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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