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오류" 주장 서울·제주, "낮춰달라" 민원은 되레 줄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공시가격 오류" 논란의 진원지인 서울시와 제주시의 공시가격 민원이 지난해 대비 도리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제주도에서 "공시가격을 조정해 달라"는 의견제출 건수는 전국 17곳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원희룡 제주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공시가격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면 제조사를 요구했지만 머쓱한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공시가격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구)의 의견제출 건수도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16일 공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초안에 대해 지난 5일까지 의견을 접수한 결과 서울시와 제주도가 17개 시도 중에서 유일하게 제출건수가 줄었다고 28일 밝혔다.

전체 의견제출 건수는 총 4만9601건으로 전년 3만7410건보다는 1만2191건 늘었다. 역대 2번째로 많다. 공시가격 인상률이 전년 대비 평균 19%에 달하면서 불만이 크게 늘어난 결과지만 정작 서울시와 제주도는 민원이 줄어든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지난해 2만6029건에서 올해 2만2502건으로 줄었고 제주 역시 115건에서 46건으로 감소했다. 세종시가 15배 폭증하고 대구와 부산도 각각 8.5배 14.5배 늘어난 것과는 상관된 결과다.


서울 서초구와 제주시는 공시가격 오류를 주장하며 전면 재조사를 요구했고 이에 맞춰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시가격 결정권을 지자체에 이양해 달라는 요구를 해 왔다. 일부 지역에 대해선 재조사도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정작 이 지역 민원 건수가 줄어들어 머쓱한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서초구가 공시가격 오류를 주장한 일부 아파트에서 의견제출 건수가 접수 되긴 했지만 서초구를 비롯해 강남구, 송파구 등 강남3구의 의견제출 건수 역시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원건수가 늘어난 곳은 대체적으로 시세 급등에 따라 공시가격 인상폭이 확대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은 공시가격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 위주로 민원이 제기되는 데 올해 15억원 이상 주택의 공시가격 인상률이 전년 대비 낮아져 상대적으로 의견제출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시는 전체 주택의 99%가 공시가격 6억원 이하로 재산세 감면 대상이기 때문에 공시가격에 대한불만도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