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 살린 '비은행'…증권 성적 빛났다

지방금융그룹 1분기 순이익/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지방금융그룹이 저금리, 코로나19(COVID-19) 등 악재를 뚫고 1분기 순이익 면에서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가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앞으로 비은행 비중을 좀더 늘릴 방침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JB금융·DGB금융 등 지방금융그룹은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7.1~40% 늘었다. 1위 자리를 지킨 BNK금융은 39.9% 늘어난 1927억원, 뒤를 이은 JB금융은 37.1% 증가한 1323억원, DGB금융의 경우 40% 늘어난 1235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올렸다.

비은행 계열사가 호실적에 효자 역할을 했다. 과거엔 지방금융그룹이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 한곳으로 인식되는 등 '은행 쏠림' 현상이 심했으나 최근 몇년사이 증권사 인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르게 다진 결과다.

특히 투자시장 열기에 힘입어 증권사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1분기 BNK금융의 BNK투자증권과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성장률이 각각 363.2%, 206.1%로 두드러졌다. 같은기간 BNK금융의 BNK캐피탈, JB금융의 JB우리캐피탈 등도 각각 77.1%, 75.3%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대표 계열사인 부산·경남은행과 대구은행, 광주·전북은행 등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제 역할을 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만큼의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진 못했다. 한예로 BNK금융에서는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1년 사이 172.7% 늘었지만 은행 부문의 성장률은 10.1%였다.


순이익 비중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BNK금융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엔 16.5%였지만 올 1분기엔 32.9%로 2배 가량 불었다. DGB금융의 경우 비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38.1%로 높게 나타났다. 증권사를 인수하기 전인 2017년 말엔 11%에 불과했다.

그러다보니 지방금융그룹은 앞으로도 비은행 비중 확대를 과제로 삼았다. DGB금융은 그룹 내 비은행 자산 비중을 35%로, 이익 비중을 40%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JB금융은 증권사 인수 등을 검토 중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배당과 관련한 질문에 "증권사 인수, 사업 다각화 등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성재 BNK금융 그룹전략재무부문장은 "앞으로도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해 목표 당기순이익을 초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