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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인천공항 사장 "빗장 늦게 풀면 허브공항 중국·일본에 뺏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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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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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3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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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의 내외부 상황은 최악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개항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찾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선언하면서 비정규직 '제로' 회사라는 상징성을 부여 받았지만 '공정성' 논란을 빚으며 오히려 '비정규직 대 정규직 갈등'의 대표 사업장이 돼 버렸다. 스카이72골프장과는 골프장 운영문제를 두고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사장 마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돌연 해임됐다.

이 모든 현안이 후임 사장이 풀어야할 숙제로 돌아갔다. 사장 공석 상황이 100일 넘게 이어졌다. '독이든 성배'였지만 김경욱 사장은 이 자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답게 사장직에 공모할 때무터 "이 조직을 어떻게 수술해야 할까 고민하고 마음을 먹고 왔다"고 했다.

지난 2월 취임한 김 사장이 가장 먼저한 것은 직원들과의 소통과 조직의 비전 설정이다. 'CEO와 함께하는 정책간담회' 등을 통해 직원들과 직접 소통했다. 현안 뿐만 아니라 미래의 인천공항 모습을 직원들과 공유했다. 그리고 인천공항 개항 20주년을 맞은 3월 29일 향후 10년의청사진을 담은 '비전2030+'를 발표했다.

직원과 소통, 비전 설정으로 취임 100일이 채 되지 않은 시간동안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지난해부터 켜켜이 쌓인 현안은 여전하다. 모두 김 사장이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들이다.

김 사장은 "지금 전 세계 모든 공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 수요가 회복하는 시기에는 새로운 경쟁을 하게 된다"며 "이때는 인천공항이 가졌던 '경쟁 우위'가 없어지고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공항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종도 인천공항 본사에서 만난 김 사장은 "지금까지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 역할을 했지만 빗장을 푸는 시기가 늦어진다면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던 항공노선이 중국과 일본으로 이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 일문일답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상황이 누구라도 사장직을 맡겠다고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공사 내부에 어려운 일이 많았다. 처음부터 이 조직을 어떻게 수술할 수 있을까 마음먹고 사장직에 응모했다. 사장직을 맡고 100일 가까이 있다 보니 당초 걱정했던 것 보다는 회복이 많이 됐다. 코로나로 인해 경영상황 악화보다 조직이 흐트러지고 무너진 게 컸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인국공 사태'를 겪으며 그렇게 됐다. 그래서 팀빌딩에 초점을 맞췄다. 직원들과의 대화도 자주 진행하고 3월29일에는 개항20주년을 맞아 새 비전을 선포했다. 다시 조직이 하나로 뭉치고 있다는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인국공사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두 반발하는 상황이다. 정리가 많이 됐나.
▶어느 정도 진정이 됐다. 이 문제는 공감과 이해의 폭이 넓어진 상태여야 정리가 가능하다. 아직은 진행중인 상태고 아직도 출근길에 수많은 당사자들이 나와서 시위를 하고 호소를 한다. 하지만 대화가 어느 정도 시작됐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언제쯤 이 문제가 마무리 될 것 같나.
▶목표치를 정하면 밀어붙이게 된다. 미뤄둘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가능한 빨리 매듭지으려고 노력중이지만 일정을 정할 문제는 아니다. 충분히 대화를 하고 있다. 사내 직원들과는 어느정도 대화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회사쪽 사람들과 대화는 어려움이 있다. 노동관계법상 본사 사장이 자회사 노조를 상대하면 제3자 개입, 지배개입 문제가 있어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대화 하고 있다.

-작년에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어떤가.
▶작년에 4200억원 적자가 났다. 그나마 1월과 2월은 정상 영업을 한게 그 정도다. 한달에 10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을 내는데 올해는 1~2월치도 빠지니 적자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작년부터 면세점 임대료를 매출액에 연동해 감면해주고 있다. 수요회복 시점에 따라 가변적이기는 한데 8000억원 정도 적자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본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 적자를 줄이기 위한 단기적인 대책은 뭔가
▶회복시점을 당기는 게 중요한데 백신수급 상황만 지켜보며 한없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가 가장 늦게 빗장을 풀게되면 그동안 구축해온 항공노선이 중국과 일본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년간 쌓아온 인천공항의 허브 역량이 상실될 수 있다. 그래서 백신여권, 트래블버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제한적으로 국경을 개방하더라도 관리역량이 검증돼야 한다. 시범사업을 통해서 스스로 우리의 관리역량을 키워야 다른나라들도 응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앞당기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과 협의 중인데 국가적인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트래블버블은 다른 나라와 어느 정도 얘기가 진행되고 있나.
▶우리나라는 방역관리가 잘 되고 있었기 때문에 대만, 프랑스 등과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척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우리나라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중단됐다. 우리가 먼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상대국을 설득해야 한다. 사이판이나 괌, 동남아 등처럼 우리나라 관광객을 받아야 하는 수요가 있는 나라들이 있다.

-제한적으로 국경을 개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단계적으로 준비중이다. 우선 인바운드(외국인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 측면에서는 인천공항에 내려서 입국하지 않고 환승영역에 머물면서 면세쇼핑 정도만 하고 돌아가는 게 첫번째 단계다. 탑승동 전체를 비워서 다른 승객들과 접촉하지 않게 관리할 생각이다. 입국해서 공항인근에 지정된 호텔에 머물다 가는 것이 두번째 단계다.

-중장기적으로도 앞으로는 코로나19를 하나의 상수로 두고 공항의 발전방향을 생각해야 할 때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인천공항의 중장기적 비전을 재점검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난 20년간 인천공항이 성공가도를 달려온 요인은 무엇이고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점검해보고 앞으로 20년은 무엇으로 끌고갈지 고민하고 있다. 그것을 반영한 결과가 비전2030+다. 지난 20년간 인천공항은 최신식 시설을 바탕으로 규모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빠른 수속 등이 장점이었다. 다양한 면세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면세점을 기반으로한 수익사업 등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어떤 점에서 면세산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나.
▶초기에 면세점은 일본인이나 외국인 위주로 진행되다가 국내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 위주로 커졌고 이후에는 다이공들이 와서 도매 무역상처럼 변질됐다. 이게 지속되겠나. 또 그동안은 공항이 면세사업을 독점했는데 지금은 시내면세점과 시장을 공유하고 있고 온라인 면세점도 급성장세다. 공항에서 면세사업이 한계를 보이면 현실적으로 수입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공항의 매력도 줄어드는 것이다. 인천공항이 단순히 비행기를 탑승하고 편리하게 해주는 것 이외에 다른 매력을 선보여야 한다. 그것이 공항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어떻게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앞으로 인천공항을 예술공항으로 만들려고 한다. 최고의 미술품을 인천공항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지금 면세점 일부가 비어있는데 그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용역을 진행중이다. 실제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는 엄청난 규모의 식물원이 있다. 인천공항도 얼마든지 할수 있다. 또 첨단시스템을 통해 미래공항의 경험을 제공하려고한다. 젊은 사람들이 게임하는 성지가 되도 좋을 것같다고 생각한다. 또 인천공항에 가면 가장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공항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오는게 아니라 공항 자체를 보기 위해 오게 만들어야 한다. 공항 주변도 개발해야 한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이 400만명 정도가 되는데 그들이 환승지로 인천공항을 찾게 하려면 영종도 인근에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야 한다. UAM(도심무인항공)도 그 중 하나다. 인천공항에 올 때 UAM을 타고 올 수 있도록 만들어서 최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공항 이용객이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UAM은 언제쯤 가능한가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능할 것 같다. 상용화된 기기가 이미 나와있다. 공항은 UAM이 뜨고 내릴 포트를 만들고 항로간섭이 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얼리어답터가 되려고 한다. 검증될 때까지 기다리면 늦다. 위험을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보는게 중요하다. 시행착오 겪어가면서 도입하는 게 맞다.

-아시아 공항 최초로 RE100(모든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사용)을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현재 인천공항이 쓰는 전기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려면 태양광 300MW 발전소를 세우면 된다. 공항의 유휴부지에 모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가능은 하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 고민하고 있다. 방향성만 말씀드리자면 50% 이상은 재생에너지를 자체생산해야 진정한 RE100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카이72 운영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나.
▶취임 후 스카이72에 단전·단수까지 하면서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공공재산을 무단점유하는 행위를 바로 잡기 위해서였다. 현재 국가의 자산을 무단점유하는 사례가 엄청 많다. 관리주체가 갈등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에 강경하게 대응해 질서를 바로잡는 선례가 되길 바랐다. 공기업이 추진하는 민자사업 계약이 끝나도 사업자가 버티면 손 쓸 방법이 없다. 여기에 대해 사법적, 행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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