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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금감원장은 유튜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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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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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3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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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시중자금 81조원이 몰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청약에서 흥미로운 사건이 일어났다. 공모주 역사상 가장 큰 돈이 오간 딜인데, 주관사가 '대담하게' 밀실거래를 벌이려다가 사실이 알려지자 부랴부랴 태세전환을 한 것이다.

주인공은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 주말 공모 접수를 마친 상태에서 발행사의 우리사주조합 실권물량 106만9500주(35%)가 발생하자 이를 개인이 아닌 기관들에 몰래 배정하려고 했다.

이 주식을 한 주라도 받으려고 주초에 증권사 앞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한 고령자들이 많았다. 증권계좌는 스마트폰 비대면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그게 어렵거나 혹은 자식이나 손주들 이름으로 미성년 계좌를 대리 개설해주려던 이들이 다수였다. 청약자 474만여명 가운데 적어도 수십만명이 단 한 주라도 배정받으려 생고생을 마다치 않았다.

그렇다면 이런 알짜 주식을 일부 발행사 임직원들은 왜 포기한 걸까. 답은 한마디로 '빚내기가 너무 버거워서'다. 회사의 매출 성장성은 높지만 임직원은 150여명이 전부인 회사다. 이렇다보니 1인당 우리사주 평균배정액은 20억원이 넘었다. 금융당국이 마이너스 통장 규제에 나선 터라 10억원 이상 빚을 내지 못한 직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주관사가 사전에 이를 예측하지 못했을 리 없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우리사주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를 어떻게, 누구에게 배정할 지 미리 청약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리고 실권주가 약 107만주 생기자 이를 슬그머니 기관들에 주려 했다.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일방에 배정하려 했으니 '몰래'라는 표현이 맞다. 하지만 기관배정 입장이 언론에 알려지고 논란이 일자 '실권주 배정은 증권사의 재량'이라고 둘러댔다. 대상이 개인이든 기관이든 주관사가 본인들 마음대로 나누면 된다는 식이었다.

이를 사전에 감독하고 관리했어야 하는 금융감독원이 이 상황을 방치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금감원은 주관사가 실권주를 배정하는 부분에 대해 일일이 개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유튜버 한 명이 이 문제를 강하게 짚고 따졌다. 이 유튜버는 지난 30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반청약자를 무시하고 말장난을 하는 SKIET와 미래에셋증권, 금융위원회에 대한 조치를 해주시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이 유튜버는 올초부터 정부가 추진한 공모주 제도 개편(균등배정 도입)이 일반 청약자를 배려한 목적임에도 SKIET 청약에서 이 본질이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균등배정은 사실상 기관들에게 유리한 머니게임인 공모주 배정을 소자본뿐인 일반 청약자들에게도 배려하려는 정부의 새로운 제도다. 더불어 우리사주 실권주 배정 역시 일반 청약자 우선원칙이 있는데도 증권사와 운용사 등 기관들이 정부 원칙을 무시한 채 자기들끼리의 주고받기식 '바터(Barter)' 거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 공모주 제도는 단기 차익을 노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청원은 3만명 이상의 동조를 얻어냈고, 금감원은 그제서야 움직였다. 창구지도가 이뤄져 금감원이 경위를 따져묻자 미래에셋과 주관사단 입장은 어느새 바뀌었다. 107만여주 기관배정 입장을 하루만에 바꿔 일반 배정으로 돌렸다.

금감원은 오는 7일에 윤석헌 원장의 퇴임을 앞두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비게 된 금감원이 뒷짐진 사이 전국민의 약 10%가 참여한 자본시장 거래의 문제는 유튜버 한 명이 바로잡은 셈이 됐다. 윤 원장은 민생보다는 은행장 등 고위 임원들에 대한 징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인사권을 가진 청와대와 여당도 비슷하기는 매한가지다. 부동산과 검권에 정신이 팔려선지 차기 금감원장 인선은 안갯 속이고 그나마 관심도 없어보인다. 그런 연유에서, 만약 마땅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 그런 거라면 파격적으로 실력 있는 유튜버는 어떨까. 시민단체 출신이 이 정부 들어 세번째 금감원장을 한다는 것보다는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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