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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앤 본’ 판타지 갈증 해결할 빛의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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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진 기자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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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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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해리 포터’와 ‘왕자의 게임’ 시리즈가 끝나고 한동안 참 서운했다. 나뭇가지를 주워 ‘윙가디음 레비오사~’를 외치며 놀던 어린 시절의 일부가 멈춘 것만 같았다. 성인이 되고 본 ‘왕자의 게임’은 가학적인 장면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세계관에 연신 혀를 내두르며 고도의 집중력으로 밤을 새워가며 시청했다. 판타지를 매우 좋아했던지라 두 대작들의 ‘마지막’ 편을 볼 때 서운한 감정이 샘솟았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서운함을 달래 준 새 판타지 대작이 등장했다.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섀도우 앤 본’이다. 우연치않게도 이 드라마는 ‘해리 포터’와 ‘왕자의 게임’의 알짜 요소를 속속들이 담은 모습으로 기자의 가슴을 다시 뛰게 했다.

드라마는 미국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동명의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다. 영미권에서만 300만권이 넘게 팔렸고, 현지 평론가들에겐 '해리 포터'를 잇는 판타지 대작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작품의 세계관은 국가 간의 영역 다툼에 깔린 잔혹성 짙은 소재 아래 '해리포터'보단 '왕좌의 게임'풍이 더 짙다. 여성이 극을 주도한다는 점과, 살생이 난무하는 것도 비슷하다.

작품의 세계관은 미세 과학을 둘러싼 '그리샤버스'라고 불린다. 과학이라 설명하지만 맨 몸으로 빛과 불, 바람을 일으키는 모습들은 마법에 가깝다. 또 이러한 힘은 모든 인물이 지닌 게 아닌 '그리샤'라는 특정인들만이 소유한 특별한 능력이다. '해리 포터'와 비교되는 이유기도 하다. 그리샤는 마법사, 그리샤가 아닌 사람들은 머글로 구분되는 이분법적 세계관이 같기 때문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배경은 더욱 큰 상상력을 발휘한다. '해리 포터'가 머글의 세계를 현 세대로 투영했다면 '섀도우 앤 본'은 19세기 러시아 제국에서 착안한 가상의 대륙 '라브카 왕국'을 배경으로 한다. 특히 '섀도우 앤 본'만의 차별을 이루는 설정이 있는데, 라브카 왕국을 반으로 분단 시킨 거대한 암흑의 장막이다. 이 장막 안에는 사람을 주 먹이로 삼는 괴물 볼크라가 살고 있다. 살아서 장막을 통과하는 일이 라브카 왕국의 중요 과제이며, 보다 궁극적인 목표는 이 장막을 없애는 일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선 서머너'라고 불리는 빛을 다루는 전설 속의 그리샤뿐이다.

드라마는 전설로만 치부됐던 그리샤 '선 서머너'가 발견되며 시작된다. 장막을 가르지르는 미션에 라브카 왕국과는 적대 관계에 있는 주변국 슈한의 혼혈로 태어난 알리나 스타코브(제시 메이 리)가 투입된다. 그러나 볼크라에게 잡아 먹힐 위기에 처하자 그에게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그가 뿜어낸 빛은 단숨에 주위를 에워싼 볼크라들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다. 본국으로 돌아온 알리나는 차별과 멸시의 대상에서 한순간에 추앙 받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이 소녀는 자신이 성인(聖人)으로 추대되는 과정을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다. 도망까지 치려하지만 타고난 운명은 피할 수가 없다. 고아이자 혼혈로 태어나 남보다 더 고된 삶을 살았던 알리나의 세상은 빛이 발현되면서 빠르게 휘몰아친다. 그렇게 '섀도우 앤 본'의 서사는 이 소녀의 성장사를 중심으로 돈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세계관을 구현한 CG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고, 총과 마법이 병립된 세상의 다양한 결투신을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진진하다. 특히 장막의 철폐만큼이나 알리나의 로맨스가 극의 이끄는 중요한 부분인데, 평생을 함께한 소꿉친구 말(아치 르노)과 자신의 힘을 이끌어준 그리샤 키리건 장군(벤 반스) 사이에서 갈등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속내를 알아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더욱이 알리샤의 로맨스는 달달함과 스릴이 공존하는 반전이 숨겨져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섀도우 앤 본’을 보며 인간의 상상력에 다시금 위대함을 느낀다. 매력적인 시대 배경부터 주인공 소녀가 지닌 초인적인 능력, 괴물이 탄생하게 된 비화, 각 인물에 얽힌 나름 시사점 있는 서사, 방대한 세계관까지 모든 요소가 맛깔나게 버무려진 이 드라마는 단숨에 화면 앞으로 끌어당긴다. 5초의 기다림도 아까워 다음화 버튼을 눌러가며 앉은 자리에서 8회를 순식간에 시청하는 흡입력도 있다. '섀도우 앤 본’이 공개 직후 순위권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엔터테이닝적 요소를 잘 충족시킨 작품이란 방증일 거다.

심지어 전형적인 해외 판타지물의 뉘앙스를 입힌 포스터에 이끌려 클릭했는데 주인공인 알리나를 중국계 혼혈 영국인 제시 메이 리가 연기해 더욱 홍미를 유발했다. 실제 드라마는 제시 메이 리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을 등장시킨다. 하지만 도리어 이 부분에서 썩 기분 좋지 않은 기시감이 든다. 알리냐는 주인공이지만 드라마 안에서 차별 받는 존재다. 슈한의 피가 섞었다는 이유에선데, 슈한은 즉 동양인을 일컫는다. 또 다른 여자 주인공인 이네즈 역의 아미타 수만은 노예 출신으로 또 다른 멸시를 받는데 그 역시 네팔 출신이다. 현 시대를 고스란히 옮긴 적나라한 차별의 시선은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동양계 소녀 알리냐가 모두를 구원할 빛을 소유했듯, 작품은 소외 받는 모두에게 특별한 '기프트'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섀도우 앤 본'의 원작은 '그림자와 뼈' '포위와 폭풍' '폐허와 부활' 총 3편의 시리즈로 구성됐다. 드라마 재현이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앞으로 이어질 '섀도우 앤 본'의 여정이 보다 오래 가길 바랄 따름이다.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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