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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가 사랑했던 'XX 알'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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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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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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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⑥] 춘곤증 이겨내는 힘! 제철 맞은 숭어

[편집자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우리나라 물고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카사노바가 사랑했던  'XX 알'을 아십니까
"숭어 만원짜리 배달됩니까."

한때 소셜미디어에서 소소한 재미를 줬던 한 손님과 횟집 사장님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다. 매주 카톡으로 사장님께 "숭어 만원짜리 배달됩니까"를 묻던 손님. 7월 들어 "숭어 시즌이 끝났다"는 사장의 대답을 들은 뒤 울부짖는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숭어는 흔한 생선이다. 양식도 제법 되고 자연산도 잘 잡힌다. 염분이 없는 물에서도 곧잘 사는 등 적응력도 좋아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다. 살이 맛있으면서 몸에 좋은 DHA, EPA 함량도 꽤 높다. 껍질에는 세포 재생에 관여하는 물질인 나이아신도 풍부하다. 여러모로 봄철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는 숭어가 최고다.


개숭어가 진짜 숭어, 가숭어는 '참숭어'


숭어와 가숭어의 차이. 눈의 홍채 색깔이 누리끼리한 게 가숭어다. 꼬리지느러미도 숭어는 움푹 패였지만 가숭어는 그 정도가 훨씬 덜하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숭어와 가숭어의 차이. 눈의 홍채 색깔이 누리끼리한 게 가숭어다. 꼬리지느러미도 숭어는 움푹 패였지만 가숭어는 그 정도가 훨씬 덜하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수산시장에서 숭어를 주문할 때마다 헷갈린다. 숭어, 개숭어, 참숭어, 가숭어···. 어떤 걸 시켜야 맞는 걸까.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숭어는 크게 세 종류다. 숭어와 가숭어, 그리고 등줄숭어다. 이 중 남부에서 일부 잡히는 등줄숭어는 어획량도 극히 적고 다 커봤자 30㎝를 넘기 힘들다. 그래서 주로 먹는 건 숭어와 가숭어다. 이들을 모두 숭어류라 부른다. 한때 알숭어까지 4종이 있다고 알려졌었지만 알숭어는 일반 숭어와 동일종으로 밝혀졌다.

숭어(Mugil cephalus)는 '개숭어'나 '언지'라는 방언으로 많이 불린다. 반면 가숭어(Chelon haematocheilus)의 방언이 '참숭어'다. 그냥 숭어라고 부르는 생선과 '참숭어'라고 부르는 게 다르니 소비자는 항상 헷갈린다.

둘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눈 빛깔이다. 가숭어(참숭어)의 홍채는 누리끼리한 색을 띈다. 숭어는 몸 등쪽이 암청색인 데 비해 가숭어는 암갈색이기도 하다. 숭어는 꼬리지느러미가 깊게 파였지만 가숭어는 약간 오목한 가장자리를 지녔다. 다 크면 숭어는 80㎝, 가숭어는 1m 안팎까지 자란다.

숭어의 또다른 특징이 눈이 기름 눈꺼풀로 덮여있는 점이다. 여름부터 서서히 커져 겨울엔 눈을 덮기 시작해 초봄에 완전히 덮는다. 이때 눈먼 숭어들이 그렇게 그물에 많이 잡힌다. 그래서 진도 울돌목에서는 봄철에 뜰채를 들고 숭어를 잡으러 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숭어는 자연산만, 가숭어는 양식이 대세


자연산 숭어아 노니는 모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자연산 숭어아 노니는 모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서해와 남해에서 양식하는 숭어는 가숭어다. 가숭어는 4~6월에 알을 낳는다. 그렇기에 산란기 이전인 10~11월부터 다음해 2~3월까지 출하가 많이 된다. "겨울 숭어 앉았다가 나간 자리 뻘만 훔쳐먹어도 달다"는 말은 주로 가숭어에 관한 것이다. 양식 가숭어는 대부분 배합사료를 먹고 자라 자연산보다 살도 더 찌고 보존기간도 길다. 그래서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2배 넘게 비싸다. 다 크면 700g~1㎏까지 큰다. 산지 가격은 1㎏ 당 7000원 안팎, 도매가는 9000원 안팎이다.

숭어(개숭어)는 자연산만 나온다. 내만의 얕은 곳이나 갯벌, 강의 중상류 등 민물에서도 잘 산다. 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을 정도면 낮은 수온에서도 견딘다. 이맘때면 부산 가덕도에서는 '육수장망'이라는 160년 된 전통어로방법으로 숭어를 잡는다. 4~5월이 제철이다. "숭어 만원짜리 배달됩니까"에 나온 횟집은 7월에 '시즌 아웃'을 선언하는 걸로 볼 때 자연산 숭어(개숭어)를 취급하는 집으로 보인다.


숭어에 숨어있는 별미 '밤젓'


(왼쪽)밤젓 재료가 되는 숭어의 유문수. (오른쪽) 유문수 안에 가득찬 진흙과 모래. /사진=Neotropical Ichthyology (2014)
(왼쪽)밤젓 재료가 되는 숭어의 유문수. (오른쪽) 유문수 안에 가득찬 진흙과 모래. /사진=Neotropical Ichthyology (2014)
숭어는 '배꼽있는 물고기'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몸 아래에 주판알 만한 크기로 튀어나와 있는 부분 때문에 '배꼽있는 물고기'로 오해를 받는다. 알에서 태어난 생선이 웬 배꼽? 사실 배꼽이 아니고 '유문수'라는 위의 출구가 발달한 것이다. 유문수는 전어에도 있으며 닭의 모이주머니와 같은 역할을 한다. 숭어가 주로 진흙 속의 유미기물이나 저서해조류, 동물플랑크톤을 잡아먹는데 이때 감탕(죽처럼 생긴 진흙)을 통째로 삼켰다가 유문을 통해 흙 등을 배출한다.

유문수는 숭어 한 마리에 한 개만 나온다. 회로 먹어도 별미지만 젓갈을 담으면 전복육질처럼 단단하고 맛이 있어 '밤젓'이라고도 불리는 별미가 된다. 한의학에서는 숭어가 진흙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모든 약재와 궁합이 좋다고 한다.


슈베르트의 숭어? 사실은 송어


앙식장에서 가숭어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앙식장에서 가숭어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현재 30대 이상인 사람들은 중고등학교 음악시간에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중 '숭어'가 껴있다고 배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숭어가 아니라 송어다. 독일어 'Die Forelle'를 일제강점기때 한 번역가가 실수로 숭어로 번역했고 100년 가까이 이를 그대로 써왔다. 2010년부터는 교과서에서도 송어로 정정됐다고 한다.

비록 태생부터 민물고기인 송어와 다르지만 숭어 역시 민물에서도 잘 산다. 삼투압 조절 능력이 뛰어난 덕분이다. 봄철에는 경기 안양천 등에서 민물 한 가운데를 거슬러 올라가는 숭어떼를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강희웅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내륙지로 올라오는 숭어는 가숭어가 대부분"이라며 "연어처럼 산란을 위해 올라오는 건 아니고, 원래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종이라 조석의 영향 등으로 양측을 오간다"고 설명했다.

또 숭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소리나 진동을 잘 감지하며 수면 위로 도약하기도 한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이빨이 없으며 비늘과 피부가 두꺼워 유영력이 빠르다. 성질은 의심이 많고 민첩해서 사람의 그림자만 비쳐도 도망친다.


숭어 별명만 100가지…명태 뺨치네


부산 가덕도에서 어민들이 육수장망(들망어업) 방식으로 숭어를 잡는 모습.  6척의 배가 팀을 이뤄 바다에 미리 설치한 그물 위로 숭어가 들어오면 일제히 들어 올려 숭어를 잡는다.  /사진=부산 강서구청
부산 가덕도에서 어민들이 육수장망(들망어업) 방식으로 숭어를 잡는 모습. 6척의 배가 팀을 이뤄 바다에 미리 설치한 그물 위로 숭어가 들어오면 일제히 들어 올려 숭어를 잡는다. /사진=부산 강서구청
숭어는 평북 어용도에서 경남 봉암도까지 각 지방별로 부르는 방언이 어림잡아 100개가 넘을 정도다. 이름 수만 따지면 동해안의 명태만큼이나 많다. 우리 선조들은 형태가 길고 빼어나다고 생각하여 숭어(崇魚), 수어(秀魚, 首魚)라 불렀다. 주로 어린 숭어는 모치라 불리고 겨울철에는 동어, 주로 성어가 되면 숭어라 부른다.

평북에서는 3월 초 꽃샘추위때 길을 잃고 잡힌 숭어를 '굴묵숭어' 늙은 숭어는 '나머렉이'라 부른다. 강화도에서는 손바닥 크기를 '모쟁이' 20㎝ 정도 자라면 '접푸리'라 부른다. 이 밖에도 전남 영산강변에서는 성장과정에 따라 모쟁이→모치→무글모치→댕기리→목시락이라 부르고, 전남 강진에서는 모치→동어→모쟁이→준거리라 부른다. 이들 모두 성어가 되면 '숭어'로 용어가 통일된다.


평양 랭면과 어깨 견주는 대동강 숭어국


평양 4대 음식으로 꼽히는 대동강 숭어국. /사진=뉴스1
평양 4대 음식으로 꼽히는 대동강 숭어국. /사진=뉴스1
숭어는 예로부터 3월에 대동강에 올라오는 시기에 잡힌 게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졌다. 여름철에는 살이 물러 꺼려지지만 겨울철 숭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붉은 색의 근육이 있어 식감을 자극한다. 평양 4대 음식 중에는 평양냉면을 비롯해 대동강 숭어국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숭어 맛은 철에 따라 다르다. 봄과 겨울숭어는 달고, 여름숭어는 심심하며, 가을숭어는 기름져서 고소하다고 한다. 봄철 부산 가덕도에서 잡는 숭어는 예전 임금님 수라상에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숭어를 약재로 사용하는 예가 나와있으니, 조상님들도 숭어를 꽤나 줄겼던 모양이다.


지중해 '보타르가'보다 맛있는 우리나라 '영암 어란'


영암 어란. 사진에 보이는 제품이 500g짜리인데 가격이 무려 43만원이다. /사진=영암 어란
영암 어란. 사진에 보이는 제품이 500g짜리인데 가격이 무려 43만원이다. /사진=영암 어란
숭어는 주로 회로 먹으며, 매운탕, 구이로도 이용된다. 전남 영암에는 숭어 알을 특별하게 취급하는 음식이 전해진다. 이른바 '어란'이다. 3~4월 잡힌 알배기 어미에서 숭어 알만 채취해 만드는 것으로, 알 한 쌍에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어란은 숭어의 알을 염장해 만드는 음식이다. 이탈리아의 보타르가, 일본의 카리스미, 대만의 오히지와 유사하다. 다만 외국 어란은 소금을 주재료로 만들고 햇볕에서 건조하지만, 우리나라 어란은 조선 간장을 쓰고 그늘에서 건조하면서 중간 중간 참기름을 발라 생선알의 필수 지방산과 지용성비타민의 흡수를 최대화한다. 숭어 알은 세계적 바람둥이인 카사노바가 정력 증강을 위해 즐겨 먹은 음식으로도 알려졌다.


제철이 가기 전에 맛있는 숭어 싸게 사는 법


/사진=해양수산부
/사진=해양수산부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 숭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참고할 곳이 있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1년 내내 여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이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과 어민들을 위한 수산물 할인행사다. 대한민국 수산대전 홈페이지(www.fsale.kr)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할인행사와 이벤트, 제철 수산물 정보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제 숭어를 즐길 제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바로 숭어를 주문하면서 사장님께 카톡 하나 보내자.

"숭어 만원짜리 배달됩니까"
붉은 색의 근육이 식감을 자극하는 숭어회. 요즘은 콜드 체인 기술이 발달해 1인 간편식 등 소포장에서부터 맞춤형으로 숙성회를 주문해 가정에서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 /사진=수협쇼핑
붉은 색의 근육이 식감을 자극하는 숭어회. 요즘은 콜드 체인 기술이 발달해 1인 간편식 등 소포장에서부터 맞춤형으로 숙성회를 주문해 가정에서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 /사진=수협쇼핑
감수: 강희웅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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