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맞은 키즈카페 가보니…"위험하지만 아이 때문에"

(경남=뉴스1) 김다솜 기자

키즈카페에 가기 위해 부모들이 입구에서 줄을 서고 있다. © 뉴스1 김다솜 기자

(경남=뉴스1) 김다솜 기자 = 어린이날을 맞아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실내 키즈카페가 안전할 지 직접 찾아가봤다. 우려스러웠다.

5일 오후 경남 창원에 위치한 A 키즈카페는 입구부터 줄이 늘어서 있었다. 대형 쇼핑몰 내부에 입점해 있어 인기가 많은 곳이다.


직원들은 입장하는 아이들 이마에 온도계를 대고 열을 체크했다. 아이가 입장해 노는 동안 부모들은 쇼핑을 다녀오거나 의자에 앉아 일행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아이가 부모를 부르자 음료를 마시던 아빠는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아이에게로 가는 모습도 보였고 옆에는 마스크를 벗고 구슬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들도 있었다.

키즈카페를 찾은 부모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료를 마실 때만 벗었으나, 내내 턱에 마스크를 걸친 채 앉아 있는 이들도 있었다.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 주변으로 아이들 여러 명이 몰려 들었다. 다중이용시설 방역 수칙에 따라 이용자 간 최소 1m 이상 간격을 유지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질 수 없었다.

A 키즈카페 매니저는 “키즈카페에서 음료나 아이스크림은 섭취가 가능하다”며 “대신 하루 동시간대 어린이 50명까지로 제한하면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즈카페에 있는 트램펄린 위에서 뛰어 놀고 있는 아이들. 최소 1m 이상 거리두기를 해야 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 뉴스1 김다솜 기자

이번에는 창원의 B 키즈카페.

일부 아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놀거나, 마스크가 코 아래까지 내려간 지도 모른 채 뛰어 다니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아이에 대한 직원의 제재도 없었다.

황모씨(30대·여)는 “키즈카페가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울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려면 어쩔 수 없었다”며 “일부러 다른 아이들과 떨어진 곳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 중심부에서 거리가 먼 C 키즈카페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데스크에 앉아있는 직원에게 물었다.

“제가 아이들 9명을 데리고 갈 건데 방역수칙 위반이라서 안 되나요?”
“괜찮아요. 어차피 애들 들어오면 떨어져서 놀 거고, 받을 때 따로 받으면 돼요.”

의외의 답변이었다. 방역당국은 5인 이상 사적 모임금지를 방역수칙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식당에서는 이를 피하기 위해 5인 이상 일행을 받을 때 테이블을 나눠 앉히는 꼼수를 쓴다. 키즈카페도 이런 식으로 팀을 나눠 예약을 받으면서 방역수칙을 피하려 했다.

지난해 11월 용인시 키즈카페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89명까지 불어나 심각성을 보였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월부터 키즈카페도 다중이용업소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으나 정신없이 뛰노는 아이들에게 방역수칙 준수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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